영화 '진범' 열연
유선(43)과 함께 영화의 주인공인 송새벽(40)은 시나리오를 처음봤을 때 "남의 일기를 보는 느낌이었다. 대사가 사실적이었다. (영화를) 하게 되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시나리오에 스릴러 특유의 반전을 위한 부분들이 있다. 굉장히 감독님이 공부를 많이 하고, 고민을 많이 하고 쓰셨다. 그런 부분이 너무 좋았다. 대본 자체가 너무 잘 쓰여져 있었다. 등장인물이 모두 용의선상에 올라가는데 억지스럽지 않다. '나라도 저렇게 하겠네'라고 생각이 드는 신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송새벽은 아내를 살해당한 '영훈' 역을 맡았다. 영화 속 영훈의 극단적인 캐릭터에 대해서는 "'왜'라는 부분인 것 같다. '왜' 와이프가 살해를 당했을까. 영훈도 앞으로를 살아나가야 하는데, 와이프의 죽음에 대해 '왜'라는 의문을 해소하고 나가야 할 것 아닌가. 그것을 알아야 누굴 미워하든지 하면서 다음을 살아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스스로 목을 조르고 살해 당시를 재연하는 장면도 있다. "찍으면서도 공감이 많이 갔다. 내가 영훈이라도 재연을 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근데 나는 실제로는 약간 우유부단하다. 촬영에 들어가면 예민해지긴 한다"고 부연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이어진다. "연결해서 쭉 가야했다. 근데 저녁에 촬영을 끝내고 아침이 되면 기분이 달라지지 않나. 호흡을 이어가는 게 제일 (힘들었다) 잠도 많이 못 자고, 잘 먹지도 못했다"고 촬영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지만, 촬영은 (시간) 순서대로 찍었다. 한 세트 장에서 쭉 찍었다. 연극적이었던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보고 연극으로 만들어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짚었다.
유선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는 "처음 뵀는데 옆집 동네 누나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에 미팅할 때에도 첫 자리에서 8시간을 얘기했다. 5분 정도 낯가리다가 말이 한 번 트이니까, 차 마시며 8시간을 대화했다. 여배우와 첫 대면에 장시간 얘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님에도 (그렇게 했다) 작품 얘기는 한 마디도 안 하고 서로 사는 얘기를 했다"고 전하며 유선과의 친목을 과시했다.
함께 출연한 장혁진(48)과의 인연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형님이다. 대학로가 좁지 않나. 대학로에서 서로 공연 보러 가주고 그랬다. 이번 영화에서 처음 작품하게 됐다. 서로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로가 힘들지 않나. 페이는 적고 대관료는 갈수록 비싸지고. 대학로에서 같이 활동했던 선배들 영화나 드라마에서 만나면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다. 서로 고생한 부분을 많이 아니까."
'와꾸'라는 말과 관련한 과거 에피소드를 밝힐 때는 DJ 배철수를 흉내내기도 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 생방송 중 와꾸라는 말 실수를 한 적이 있다. 그러자 배철수씨가 '와꾸… 틀이라고 하죠'로 정정하고 넘어가더라. 식은땀이 나왔다."
연기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진지한 그도 딸 앞에서는 그저 '딸바보'다. "아기볼 때 제일 행복하다. 여섯살이다. 딸바보가 됐다. 떨어져 있을 때는 항상 영상통화하고 한다. 일과 중에 제일 좋을 때다. 둘째를 빨리 가져야 겠다"고 했다.
일상에서는 딸바보지만, 극중에서는 누구보다 절절한 연기를 선보인 그다. 송새벽·유선 주연의 '진범'은 10일 개봉한다. 101분, 15세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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