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중국 제외 19개 대사관에 진정서 전달
26일 AP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이날 중국을 제외한 19개 국가 대사관에 이같은 진정서를 전달하기로 했다. 3개 그룹으로 나뉜 참가자들은 오전 11시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영사관에는 진정서를 전달한 상태이다.
청원서에는 "시 주석에게 인도법 개정 및 경찰 폭력 독립조사에 대한 홍콩 주민의 희망을 전달해 주길 바란다"면서 "당신들이 우리를 대신이 이번 사안에 개입해 주신다면 홍콩 시위자들은 매우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는 등 내용이 담겼다.
국제 청원 운동은 온라인에서 먼저 논의됐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0분께 시작된 청원에는 1500명 가량이 참여했다.시위대는 또 마스크를 쓰고 검은 색 우산과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청원을 주도한 정치인 벤투스 류(劉穎匡)는 "홍콩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국제적인 단계로 끌어올려야 했다"면서 "많은 시민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홍콩내 외교 대표들에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청원에 참가한 40대 영화 제작자 렁 헤이만은 "(G20) 영사관을 방문함으로써 송환법 반대 시위 소식이 각국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중국 정부에 압력을 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홍콩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국제적인 지지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콩 시민들은 G20 정상회의 전후인 27~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미국 뉴욕타임스, 일본 재팬타임스 등 외국 신문에 송환법 반대 광고도 내기로 했다. SCMP는 송환법 반대 목소리를 국제사회에 전하자는 이 제안에 전날 11시간 동안 2만2000여명이 참여해 85만8000달러(약 10억원)이 모금됐다고 전했다.
그간 시위를 주도해온 야권연대 민간인권전선을 포함해 홍콩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날 저녁 8시 홍콩 정부 청사와 입법회 인근에서 ‘G20 자유 홍콩’이라는 집회를 벌릴 예정이다.
민간전선은 ▲송환법의 완전한 철회 ▲지난 12일 시위대에 발포 명령자 처벌 ▲지난 12일 체포된 시위자 무죄 방면 ▲캐리 람 행정장관과 스테판 로 경무처장 등의 '폭동' 발언 철회 ▲람 장관의 사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각국 시민들이 홍콩에서 자유로운 경제 활동을 누리기 위해서는 송환법을 완전히 철회해야 한다"면서 "19개국 정상들이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에게 압력을 행사할 줄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26일 집회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도 "중국은 일국양제를 약속했지만 이를 어기고 홍콩에 대한 관여를 강화했다"며 "민주, 자유, 인권, 법치 같은 빼앗길 수 없는 권리를 함께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장쥔(張軍)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전날 "G20 회의에서 홍콩 문제는 논의돼서는 안 되며, 우리는 홍콩 문제가 논의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홍콩은 중국의 한 특별행정구역이며, 홍콩 사안은 중국의 내정에 속한다. 어떤 국가나 개인이 어떤 식으로든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홍콩 정부는 사회 공평과 정의를 수호하고 관련법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련의 조치를 취하려 했다"면서 "중앙정부는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홍콩 특구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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