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빈 방문에 대대적인 환영 행사 준비
전국 준전시상태…평양 곳곳에 오성홍기 걸려
"초강대국 지도자 방문으로 내부 회의감 해소"
시 주석은 20일 오전 11시40분께 전용기편으로 평양에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1박2일 방북일정에 나섰다.
중국 국가 최고지도자의 방북은 2005년 10월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도 환영 준비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이날 시 주석이 도착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는 꽃술을 손에 든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시 주석의 방문을 환영했다. 공항에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대형 초상화도 걸렸다.
김 위원장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과거 중국 국가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할 때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영접한 것을 고려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 주석을 직접 맞이했을 것으로 보인다.
크룩스 대사가 공개한 사진에는 평양 도로 곳곳에 북한 인공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걸려있었다. 또 '조중(북중) 친선'이란 문구가 쓰인 간판도 설치됐다. 환영 행사에 동원된 학생들이 도로변에서 대기하는 모습에 눈에 띄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양의 소식통을 인용해 "18일부터 23일까지 평양시 특별경비가 선포됐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방북으로 전국이 준전시상태에 준하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신문 1면에 '형제적 중국인민의 친선의 사절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친근한 인방의 귀중한 벗을 맞이하는 평양은 뜨거운 환영분위기로 설레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습근평(시진핑) 동지의 우리나라 방문은 조중친선력사에 지울 수 없는 한페지(한 페이지)를 아로새기고 조중친선의 강화발전을 더욱 추동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방북 전날인 19일에는 시 주석의 기고문을 신문 1면에 싣기도 했다. 과거 장쩌민, 후진타오 주석 방북 당시에도 중국 국가주석 명의의 글이 게제된 적이 있지만 1면에 장문의 기고로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 같은 시 주석 방북 띄우기 작업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내부에 쌓인 불만을 잠재우고, 주민들을 결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 입장에서는 시진핑이 방북함으로써 비핵화로 가는 길에서 지지와 찬동을 얻어낼 수 있다"면서 "비핵화 협상 성과가 나오지 않고 대북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초강대국의 지도자가 방북하는 것으로 내부적인 회의감, 피로감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해서, 통치 안정성을 부여해주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sj8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