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순방까지 사흘 밖에…마지노선 7일까지 하루 남아
靑 내부서도 회동 성사에 부정적 기류…"더는 드릴 말 없다"
한국당, 국회 공전 비판 감수하고서라도 신중한 입장 견지
패스트트랙과 연관된 국회 정상화…"원내 협상이 최우선"
앞서 청와대는 황 대표의 단독회담 제안을 수용하는 대신 여야 5당 대표 회동까지 함께 오는 7일 열자는 중재안을 한국당에 보냈다. 이는 9일부터 문 대통령이 6박 8일 동안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떠나는 일정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를 거부하고 교섭단체 3당 대표 회동 및 단독회담을 가져야 한다고 역제안했다. 청와대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황 대표의 제안을 거부한 상태다.
청와대는 그럼에도 늦어도 7일까지 황 대표 측에 긍정적인 답변을 기다린다고 밝혔지만 내부에서는 순방 전 지도부와의 회동 성사가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들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6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충분히 (한국당 측에) 드릴 이야기는 다 드렸기 때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여기서 뭘 더 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황 대표가 의지가 있나 싶다"며 "이 정도 상황까지 왔으면 국회가 민생을 다뤄야 한다. 지금 이건 민생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당리당략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 역시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물러설 여지를 두지 않았다. 황 대표는 전날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청와대가 물밑 협상 과정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제1야당을 배제하고 4당 대표 회동만 추진하려고 한 것 같다"며 "뒤에서 정말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도리어 볼쾌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황 대표와 대면하는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은 황 대표와 약 3초가량 짧은 대화와 인사만 나눴을 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동에 대한 이야기보다 안부 정도 주고 받았을 것"라고 짐작했다.
그럼에도 답보 상태에 놓인 현안에 대해 청와대는 하루빨리 국회를 개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순방 전 국회 정상화의 물꼬를 트지 못한다면 추가경정예산안의 정책적 효과는 반감될 뿐더러, 민생 법안도 끝없이 계류 상태에 놓이게 된다.
문 대통령이 황 대표가 참석한 현충일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통해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애국"이라며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 역시 그 의미가 가볍지 않다는 분석이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대북식량지원과 같은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외교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해결해보자는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에게 여야 지도부 회동에 임해달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발신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다만, 한국당에서는 여전히 문 대통령의 이러한 요구에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국회를 정상화시키지 못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을 감수하고서라도 섣불리 나설 수 없는 것은 차후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비판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추경안에는 사실상 총선용 예산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며 "나아가 국회 정상화는 곧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과도 맥이 닿아있기 때문에 원내 협상을 최우선적으로 두고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강행 처리에 대한 사과와 철회를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희경 대변인은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원칙적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이미 양보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막판까지 성사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전격적으로 순방 전 문 대통령과 황 대표 간 일대일 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순방 떠나기 전까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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