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벨트와 처칠이 회담 후 공동선언한 문건
자유세계 질서 훼손하지 말라는 메시지 담겨
트럼프, 유엔· NATO 등 국제기구 비판
FT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1년 8월14일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영국 군함 '프린스 오브 웨일스'호에서 회담한 후 발표한 공동선언인 '대서양 헌장(Atlantic Charter)' 초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서양 헌장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세계 평화 등에 관한 양국 정책의 공통원칙을 기술한 것으로 유엔(UN)의 이념적 기초가 됐다. 영국 정부 내부에서는 메이 총리가 이런 선물을 건네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기여해온 자유세계 질서를 훼손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국제기구들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인 영국 왕립국방안전보장연구소(RUSI) 부소장인 맬컴 챌머스는 "영국과 미국이 유엔과 NATO 등을 통해 전후 세계질서를 구축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기시키는 데 좋은 방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외교가가 미국에 대해 우려하는 점은 현재 미국의 대통령이 (대서양 헌장)당시 구축된 국제질서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라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을 앞두고 3일 버킹엄궁전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환영 행사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같이 희생한 후 영국과 미국은 다른 동맹국들과 협력하여 똑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제기구들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왕은 "세계는 변했지만 어렵게 획득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국가들이 협력한다는 원칙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 전략을 비판하며 메이 총리 사퇴 이후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가 브렉시트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이 총리는 오는 7일 보수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4일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 간 정상회담에는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도 동석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기후 변화, 이란 핵협정, 중국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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