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경상수지 적자? 월별 지표에 연연 말아야"

기사등록 2019/05/31 13:17:24

31일 금통위 후 통화정책방향 간담회 열어 발표

"4월은 배당금 지급 있어…작년도 흑자폭 적어"

"계절요인이지 흑자 기조 자체 바뀌는 것 아냐"

금리 인하 질문에는 "아직 그럴 상황 아니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통화정책방향 설명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2019.05.3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천민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정부가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언급한데 대해 "월별 지표에 연연하지 말고 전체 흐름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월별 경상수지 흐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월별 계절 요인으로 인해 경상수지 흐름이 바뀌어도 흑자기조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4월에는 배당금 지급으로 인해 경상수지 기복이 있을 수 있다"며 "지난해에도 경상수지 흑자가 수백억달러 규모였지만 해당 월 흑자폭은 14억달러에 불과했다"고 예를 들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오전에 정부에서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대외건전성 평가에 좋지 않은 영향도 있을듯하다.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 미칠 것 같나.

"월별 경상수지 흐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연간으로 봤을때가 중요하다. 4월 배당금 지급이나 관광시즌 도래 등 영향으로 경상수지는 기복이 심하다. 작년 수백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는데 지난해 4월 흑자는 14억달러에 불과했다. 4월 특유의 요인으로 경상수지 흐름이 바뀌어도 흑자 기조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니라고 본다. 월별 지표에 연연하지 말고 전체 흐름, 즉 연간 지표에 더 주목해 달라."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통화정책방향 설명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2019.05.31. 20hwan@newsis.com
-시장에 금리인하 기대감 있는 편이다. 월초에 '시장이 앞서나가는 걸로 본다'고 했는데 아직도 같은 입장인가.

"종전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지금은 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는 수출과 투자의 부진이 어느정도 완화될 거고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힘입어 성장흐름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낮은 물가 오름세는 공급요인과 정부 복지정책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반기로 가면서 좀 높아질 것으로 본다. 물가압력이 낮은 건 사실이지만 0%대가 계속 지속돼서 일각에서 디플레이션이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건 과도하다고 본다."

-조동철 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인하 소수의견은 향후 금리인하의 시그널로 인식되는 경우 있다. 이번에도 그렇게 봐야할까, 아니면 개인의 소신의견인가.

"소수의견은 말그대로 소수의견이다. 한 사람의 의견이다. 그래서 이걸 금통위 시그널로 보는 건 무리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이 금통위 다수의 견해다."

-금리를 인하하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장이 인하를 강력한 경기 부양 신호로 인식하면서 환율이 안정될 수 있다고도 전망한다. 총재의 견해는.

"환율이라는 건 금리 하나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총재로서 예단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 환율은 미중무역분쟁 전개 양상 등 글로벌 리스크나 우리나라 대외건전성 수준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또한 외환시장 투자자들 기대가 종합적으로 반영돼 결정된다."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는 등 재정확대를 꾀하고 있다.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 방향도 완화적으로 가야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지출을 늘리는데 한은이 돈을 거둬들이면 효과가 반감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정부는 어렵다고 해서 자금을 풀고 한은은 경기가 좋다며 긴축하는 상황은 아니다. 물론 거시정책이 엇박자 나면 바람직하지 않지만 꼭 같은 시기에 맞춰야하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기준금리 조정을 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실물경제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이라 조화를 못 이루는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19.05.31. 20hwan@newsis.com
-금리 인하할 시기는 아니라고 했지만 시장은 소수의견에 주목하는 것 같다. 10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랑 역전됐는데 시장이 너무 앞서나간거라고 보나.

"시장 참가자의 판단을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순 없다. 어쨌든 시장에서는 국내 경기 흐름이나 세계 경기 흐름에 대해 우려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하반기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로 두 가지를 꼽았다. 반도체 회복을 통한 수출 개선과 물가반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수출이 5월까지 실적이 좋지 않다. 반도체는 전년 대비 33% 하락했다. 물가도 낮은 수준이고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며 새국면을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회복 전망이 여전히 유효한지 궁금하다. 7월에 전망치 조정할 가능성은 없나.

"물론 지난 4월 전망에 비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하지만 이 상황이 앞으로 한달 내에 어느정도로 바뀔지는 예측할 수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향후 전망에 반영할 계획이다. 어쨌든 국내 경제는 1분기에 비해 회복되는 모습이다. 재정정책이 확장되고 수출과 투자부진이 점차 완화되면서 상반기보다는 성장흐름이 나아질 걸로 본다. 물론 수출은 아직 부진하나 물량으로 보면 반도체의 경우 수출 물량 증가폭이 확대되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05.31. photo@newsis.com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한국 경제전망치를 낮췄다.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분명히 고용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 최근 최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높은 도소매나 음식 숙박업종 부분에서 고용이 좀 줄고 있다. 계량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OECD도 그런 점에 주목해서 언급한 것으로 본다.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통계청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수축 국면에 들어간 게 맞다고 했다. 한은도 동의하나. 그렇다고 한다면 지난해 11월 수축 국면에서 금리를 인상한거라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은데.

"통화정책은 일부 몇개 지표만 보고 하는게 아니다. 전체적인 방향은 같을 수 있지만 경기 국면 사이클에만 맞춰 통화정책 결정하는 건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경기국면과 물가, 금융안정을 아울러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은의 진단은.

"종전에 비해 장기화될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게 확실한듯하다. 전문가 그룹의 낙관론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이번달 초까지만 해도 타결 전망 분위기가 우세했지만 갈등이 점점 고조되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상무부에서 통화절하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했다. 재무부는 환율관찰국 대상 요건을 바꿨다. 한국에 미칠 영향은.

"상무부 발표가 얼마나 영향을 줄지 지금으로선 말하기 어렵다. 구체적 일정이나 방안이 나와야만 분석할 수 있다. 환율관찰국 대상 요건 세 가지 중 두 가지가 바뀌었다. 하지만 한국은 변경된 두 요건 모두에 해당되지 않는다. 주목할 만한 건 이번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정보 조치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제외될 수도 있다고 발표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지난 금통위 때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자다. 1분기 가계부채 통계도 나오면서 금융안정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앞으로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 중 어디에 집중해서 정책을 펼칠 것인가.

"거시경제 흐름과 물가상황, 금융안정 상황을 균형있게 보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다. 물론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건 사실이지만 금융불균형이 아주 단기간에 해소되는 건 아니다. 가계부채가 어떤 지표로 봐도 상당히 과도한 수준이다. 부채 증가세가 둔화돼서 금융불균형 위험 적다고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장내가 정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2019.05.31. photo@newsis.com
-정부 대출규제효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한은도 금리인상은 했지만 시장금리는 하락하는 등 영향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있는데.

"가계 부채가 둔화된 데에는 기준금리 인하나 정부 대출 억제 정책 등 다양한 정책 효과가 작용했다. 금리 인상이 가계부채나 금융안정에 영향을 안준다고 볼 수는 없다."

-가계 부채가 어느정도 수준이 돼야 적정하다고 보는지 구체적인 기준이 있나.

"시한이나 계획을 정해서 기계적이고 인위적으로 관리하자는 건 아니다. 가계들이 소득이 늘어난 범위 내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가계부채 해결은 단기가 아닌 장기적 시계에서 관리해야 한다."

-달러 강세가 현물환 뿐만 아니라 외환이나 통화스왑 등 외화 자금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펀더멘탈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나, 그렇지 않다면 언제쯤 이런 현상이 해소될까.

"최근 상황 우려할 건 아니라고 본다. 이 같은 현상은 3월과 4월 중에 거주자 외화예금이 큰폭으로 감소하면서 일부 은행에서 이를 보충하기 위해 달러화 수요를 늘린 영향이 있다. 또 보험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 투자도 일부 확대된데 기인한다. 스왑레이트 하락이 과거 하락폭을 벗어나지 않았고 5월들어서는 소폭 반등하기도 했다. 물론 최근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면밀히 지켜볼 계획이다."

-최근 한은 내에서 주52시간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해석을 놓고 노사간 충돌이 있었다. 2주간 탄력근무제를 노사합의의 산물로 보는지 궁금하다.

"충돌이라고 표현했는데 노사가 합의하다 보면 다연스럽게 디테일한 면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큰 줄기나 방향은 같이 한다고 보고 있다. 저희가 일반적으로 만들고 추진하는건 생각할 수 없다. 한은이 근로기준법 지키지 않을 수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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