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헝가리 사고에 긴박한 하루…일정 미루고 구조 총력(종합)

기사등록 2019/05/30 20:22:13

오전 현장 상황 보고받고 "가용자원 총동원해 구조" 지시

오찬 일정 취소하고 긴급회의 소집…"속도가 중요" 강조

정부, 신속대응팀 급파…소방·해군·해경 구조인력 투입

"구조·수색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외교채널 총동원"

"피해자·가족들에게 깊은 위로…피해자 지원에도 총력"

文, 헝가리에 구조 협조 요청…헝가리 총리 "적극 돕겠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헝가리 유람선 사고 관련 관계장관 대책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 2019.05.30.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문재인 30일 헝가리에서 우리 국민 33명을 태운 유람선이 침몰하는 참사가 발생하자 공식 일정을 연기하고 실종자 구조를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관계 기관들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구조 인원과 장비를 최대한 빨리 투입해 사고 수습과 조치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이른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사고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헝가리 정부와 협력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활동을 하라"고 지시했다. 또 헝가리 현지에 신속대응팀을 급파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하도록 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첫 지시가 오전 8시께 내려졌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사고가 발생한지 약 4시간, 다수의 한국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한지 약 30~40분 뒤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최초 보고를 받은 시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예정돼 있던 성과공무원 오찬간담회를 연기하고 오전 11시45분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서 한시가 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의에는 외교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원, 소방청, 해양경찰청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신속대응팀 급파 지시에 따라 외교부 재외동포 영사실장 등 4명은 오늘 오후 1시 현지로 출국했다.

또 정부는 소방청, 해군 해경 등의 구조 전문인력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소방 국제구조대 12명, 해군 해난 구조대 7명, 해경 중앙 해양특수구조단 6명, 국가위기관리센터 행정관(소방·해경) 2명 등 총 27명의 긴급구조대 구조요원이 오늘 오후 8시 비행기로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헝가리 당국이 해난 구조대를 투입해 구조 활동을 하고 있는데, 야간인데다 기상이 나빠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며 "이미 조치들을 취하고 있을 테지만 실종자에 대한 구조와 수색 작업이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용할 수 있는 외교 채널을 총동원해서 헝가리 당국과 협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어 "만약 구조 인원이나 장비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주변국과 협의해서 구조 전문가와 장비를 긴급히 추가 투입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우리 해군, 소방청, 해경 등 현지 파견 긴급 구조대가 최단 시간 내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가용한 방법을 총동원해 주기 바란다"며 "구조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피해자와 가족들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고 희생자들에 대해 "불의의 사고로 인한 피해자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현재 구조 상황 등을 사상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신속히 알려드리고 가족들의 현지 방문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또 신속하게 진행해 주기 바란다"며 "생존자들의 건강을 돌보는 데도 소홀함이 없도록 현지 대책반에서 각별히 신경 써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헝가리 정부와 협력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할 예정"이라며 "외교부, 행정안전부, 국방부, 소방청 등 관계 부처는 이번 사고의 수습과 함께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지원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 국정원에서도 필요한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47분부터 15분간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신속한 구조·수색 작업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군, 해경, 소방청 등 해난사고 대응에 경험이 풍부한 최정예 요원들로 구성된 긴급구조대를 파견했다"며 헝가리 구조팀과 공조 하에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또 "실종자 구조는 물론 구조자 치료, 사망자 수습 및 유해 송환 등 후속 조치들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오르반 총리는 "모든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물리적인 구조뿐 아니라 온 마음을 다해 성심껏 돕겠다"고 밝혔다.

현재 문 대통령은 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수시로 현장 상황을 보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재 이 시간에도 정의용 안보실장이 중심이 돼 외교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국방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소방청장 등이 모여서 수시로 화상회의를 실시하고 있다"며 "회의 내용은 문 대통령에게 수시로 보고가 됐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