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與 실세 밀회 논란' 서훈 국정원장 고발키로
黃 "이 시기에 만남 적절한가…가볍게 넘길 일 아냐"
"국정원장이 여당 실세와 대놓고 선거에 개입하나"
"야당 탄압공작 의심" "내년 총선 앞두고 북풍 우려"
황교안 당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 실세와 정보기관 수장의 회동을 두고 "한 사람은 총선 준비하겠다고 나와서 조직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또 한 분은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정원의 책임자"라며 "지금 이 시기에 그 두 분이 만난다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철저하게 어떤 내용들이 오갔는지 여러 방법을 통해서 알아보고 그에 마땅한 대처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총선을 1년도 채 앞두지 않은 아주 민감한 시점에 대체 왜 정보기관 수장이 선거 실세와 만나야했는지 국민들의 의구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다"며 "여당 내 공천 추천자에 대한 정보수집, 야당 죽이기 위한 정보수집, 선거 앞두고 모든 대북정보 및 대내정보의 수집통인 국정원을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의 등 여러 시나리오가 있다"고 전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연구원은 총선승리 병참기지가 된다고 했다.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모든 노력을 총선승리에 맞추고 있는 이 시점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국정원장을 만났다"며 "내년 총선 앞두고 또 다른 북풍이 있을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우려한다"고 했다.
정 원내수석은 "국정원은 간첩 잡는 곳이 아니고 대북접촉 창구다. 통일부보다 더 많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비핵화 협상, 남북정상회담 협상에 앞장서고 있다"며 "또 다른 남북 정상회담을 도모하지 않았나. 그래서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을 도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대통령은 이 시점에 국정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사실상 경질을 촉구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이은재 의원은 "서훈 국정원장은 책임을 느끼고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할 것"이라며 "모임의 성격, 참석자, 대화내용은 물론 단순 일회성 회동인지 여부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지만 국가 정보를 총괄하는 엄중한 자리인 국정원장이 대통령의 측근 요청에 따라 공개된 장소에서 만난 것은 정보기관장 자질을 의심케 하는 함량미달의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회동 당사자가 집권여당의 총선을 사실상 진두지휘하는 싱크탱크의 장임을 감안하면 정보기관과 여당의 총선 협력 방안이 논의됐을 여지가 충분하고 이는 사실상 정치개입으로 국정원의 정치관여 금지를 규정한 국정원법 위반 여지가 있기 때문에 당 법률지원팀에서 검토를 고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정부 예산심사에서도 국정원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극구 공개를 거부한 원장 업무추진비 사용 중 부적절한 사용이 있는지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직 국정원장들과 국정원 직원 수십 명이 구속된 점을 거론하며 "조직이 풍비박산 난 상황에서 정보기관 수장이 고작 한다는 일이 여당 선거기획 책임자와 회동이냐"며 "정치적 중립 지키는 정보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조직의 국내 파트 다 없앴다더니 결국 손발이 없어서 원장이 직접 나선거냐"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이날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밀회' 논란을 빚은 서훈 국정원장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당 내 국회 정보위원 및 원내부대표단을 중심으로 국정원을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나 원내대표는 "국정원법 위반 여지가 있기 때문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다"라며 "국정원법 위반인 만큼 이 경우에는 서훈 국정원장만 피고발인이 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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