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에서 사먹는 커피 대신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커피의 경우 최근 대용량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업계에서도 앞다퉈 크기를 키운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커피와 RTD 시장이 동반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가성비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대용량 RTD커피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7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RTD 커피음료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조3193억원(닐슨코리아 기준)으로 1조2859억원 수준이던 전년보다 2.6%가량 성장했다. 제조사들이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및 판촉경쟁을 벌이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RTD커피 시장은 가장 큰 캔제품 외에 이후 성장하고 있는 컵제품(빨대를 꽂아 마시는 제품)과 페트제품(뚜껑을 돌려 따는 플라스틱 용기) 시장 등이 있다.
이 같은 용기별로 대용량 제품이 최근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캔제품 시장의 경우 100㎖대 용량이 전년 대비 7.6% 감소세를 보인 반면 200㎖와 300㎖대 용량 제품은 각각 4.8%, 14.8%씩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컵커피의 경우에도 200㎖대는 지난해 시장이 전년 대비 4.8% 축소된 반면 300㎖대 시장은 11.8% 성장했다. 전반적으로 더욱 성장세에 있는 페트제품의 경우 300㎖대와 500㎖대 제품 시장이 각각 전년 대비 48.5%, 1706%가량 커졌다. 500㎖대 페트제품 시장은 17배가 성장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주로 200㎖ 제품이 각 포장규격에서는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1년에는 300㎖ 이상의 제품들이 각 카테고리의 성장률보다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업체들도 분주하게 대용량 RTD커피를 선보이면서 시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500㎖ 대용량 제품인 '칸타타 콘트라베이스'를 선보인 뒤 출시 9개월 만에 누적판매량이 1600만개를 넘어서는 등 톡톡한 성과를 거뒀다. 소비자들의 커피 음용량이 증가하고 가용비를 따져 대용량을 선호하는 실속형 소비가 확대되는 점에 주목한 점이 주효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넉 달간 1000만개가 판매돼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동서식품도 기존 캔제품인 'T.O.P'의 대용량 제품인 380㎖ 제품을 2014년 선보인 데 이어 200㎖ 제품만 판매하던 컵제품에서도 2017년 T.O.P 브랜드로 300㎖ 3종을 출시하고 지난해 트리플 에스프레소 1종을 추가 출시했다. 페트제품의 경우에도 2017년 T.O.P 심플리스무스 240㎖ 3종을 발매한 데 이어 지난달 심플리스무스 로스트 360㎖ 2종을 추가로 내놨다.
빙그레도 '아카페라'의 대용량 제품인 '사이즈업'을 2017년 3월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바닐라라떼, 스위트아메리카토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했다. 올해 2월에도 아카페라 대용량 컵커피인 잇츠라떼 2종을 출시했다. 아카페라의 최근 매출을 보더라도 대용량 제품의 지난해 성장세가 2배 가까이에 달해 다른 제품들보다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원두커피 전문기업 쟈뎅도 1.1ℓ에 3900원의 가격을 내세운 지난해 '쟈뎅 시그니처' 대용량 제품을 내놓고 출시 3개월 만에 100만개를 판매하면서 인기를 끌자 올해 '로얄 헤이즐넛' 제품을 선보이면서 제품군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가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지고 음용량이 늘고 있어 외부에 나가서 사먹는 것과 함께 회사나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일이 늘어나 대용량 제품의 인기가 큰 것 같다"며 "대용량 제품 하나를 두고 하루 종일 마신다고 하는 의견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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