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상승세에 증권가 수혜주 찾기에 '분주'…원유 ETF 인기↑

기사등록 2019/05/22 10:57:01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수혜 업종은 정유주와 조선주…항공주·석유화학주는 피해야

유가 상승 기간 동안 투자자들의 원유 선물 레버리지 ETF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듯

【미들랜드=AP/뉴시스】미국과 이란 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2018년 10월9일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석유 굴착기와 펌프 잭(pump jack)의 모습. 2019.05.09

【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유지 발언과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맞물리면서 국제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 급등은 정유주와 조선주에 단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항공주와 석유화학주에는 국제 유가 상승이 실적 악화를 불러 일으켜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정유업체들은 일반적으로 2~3개월 전 원유를 구입하는데 원유를 구입한 시점보다 판매하는 시점에 유가가 올랐을 경우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적 향상에 따른 주가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조선주도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의 해양플랜트 발주 증가로 업체별 수주가 크게 증가하며 실적 향상을 도모할 수 있어서다. 

반면 항공주는 유가 상승분에 따라 항공권에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 구조여서 여행객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 및 주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각)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0.2% 내린 62.99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0.10달러(0.14%) 오른 72.07 달러에 거래됐다.

증권가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이란 제재 재개에 따른 이란 원유수출량 감소 등 유가 상방 압력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해 당분간 국제유가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단기간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 및 종목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는 정유주를 꼽을 수 있다. 정유주의 경우 국제 유가 상승이 계절적인 수요 증가와 맞물릴 경우 2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대표종목으로는 에쓰오일, GS, SK이노베이션 등이 거론된다. 

조선업체 등도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일 경우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이 해양플랜트 발주를 재개할 수 있어서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70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양플랜트 발주 물량이 향후 쏟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혜 기업으로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거론된다.

항공주와 화학주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주가 하락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시 유의해야 할 업종으로 분류된다.

항공주의 경우 고유가 시대에는 유류할증료가 높아져 여행객이 줄어들 수 있고 항공사 매출과 영업이익 하락에 따른 주가 급락 현상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저비용항공사(LCC) 종목이 대표적이다.

또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석유화학업체들도 최근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나프타 구매 가격이 높아질 수 있어 울상이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을 매수할 경우 이를 염두해야 한다.

이외에도 원유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중 레버리지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 일일등락률의 2배, 3배 등을 추종하도록 자유롭게 설계한 인덱스 펀드의 일종이다.

증권사나 은행 창구에서 거래해야만 하는 펀드와 달리 ETF는 일반 주식 종목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개별 주식 종목과 똑같은 방법으로 매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대다수의 ETF는 1주당 가격이 2~3만원대 이하이다 보니 소액으로도 분산투자가 가능하며 그만큼 리스크도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국내 원유ETF 중에서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가장 큰 TIGER 원유선물Enhanced ETF가 대표적이다. 최근 주가는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이달 초 주가는 466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국제유가의 상승세에 힘입어 TIGER 원유선물Enhanced ETF가 5300원 수준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할 때 아직도 상승 여력이 높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모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 김윤서 연구원은 "트럼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OPEC을 포함한 산유국들은 예상보다 많은 감산을 결정했다"며 "감산이 연말까지 지속된다는 기대에 유가도 점차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도 "올해 국제유가의 밴드는 50~65달러 선이 될 것"이라며 "상반기 내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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