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위 '장자연 사건' 최종 발표
"장자연 리스트 실체 결론 어려워"
이번 사건의 주무위원을 맡은 문준영 과거사위 위원은 이날 최종 조사결과 발표 브리핑 이후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이 같이 밝혔다.
다음은 문 위원과의 일문일답.
-첫째, 윤지오씨가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 등 여러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번 조사결과 발표에 왜 포함되지 않았는지. 둘째,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빠진 이유는 무엇인지. 셋째, 경찰이 수사 관련 증거를 누락한 경위를 밝히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며, 당시 수사를 맡은 경찰이 무엇이라고 진술했는지.
"보도자료에 나와 있듯이 저희 위원회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진상 규명은 할 수 없었다. 리스트의 실물이 확인되지 않고 관련자 진술이 엇갈려서 리스트의 실체 여부에 대해 결론 내리기 어렵다고 봤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이나 이런 것들은 구체적으로 거론하기 힘들다. 윤씨가 말한 특이한 이름을 가진 정치인에 대해서는 진상조사단이 팩트체크를 했다. 그렇지만 리스트의 존재와 실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조사결과로 보고하기 힘들다는 생각이다."
-특이한 이름의 정치인을 조사는 한 건지.
"그런 이름을 확인하고 타당성이 있는지 확인했다. 정치인을 불러서 조사한 것은 아니다. 조사를 거부했다."
-보도자료를 보면 조선일보가 단체 위력을 행사했다고 하는데, 출입기록과 같은 객관적인 증거 자료를 확보한 건지.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은 자신이 들은 진술에 대해서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당시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나머지 출입기록 등은 검토를 해봤지만 기록이 폐기되고 없다. 다만 다른 정황을 통해서 만난 것으로 확인된다. 어디서 전화했고 만난 것으로 판단되는 정황이 있다."
-함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같은 청에 있었던 사람들인데 만나지 않았다는 그들의 의견을 제쳐두는 이유는?
"만나지 않았다고 하지만 경기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을 만났다는 게 있고, 그 당시 만남 과정에서 다른 경찰청 소속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던 정황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고려했다."
-경찰이 증거 자료를 누락한 경위는.
"여러 부분에 대해 중요한 자료가 누락됐다. 당시 수사를 맡은 경찰을 조사해봤지만 다들 '그럴 리가 없다'라는 진술이 많았다.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것도 있고 자료가 유출된 것도 있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료 누락이 의도적이었다고 판단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없었다."
-통화기록은 조사과정에서 중요한 자료여서 결국 수사과정에서는 있었다고 말했는데, 실무적으로 나중에 통화기록이 빠진 게 문제라는 건지, 아예 수사에 반영이 안 됐다는 건지.
"증거와 관련해서 빠져 있는 것 자체가 문제다. 통화내역을 조사했고 1년치 자료가 있지만 현재 남은 것은 수사를 맡은 검사가 개인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것이며, 원본성이 보장 안 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송치돼야 할 기록이 빠져 있고, 이 경위에 대해서는 수사팀이나 검사가 정확하게 설명을 못하고 있다."
-누락된 증거 자료가 수사과정에 반영이 안 된 건지, 그것을 기반으로 수사를 한 건지.
"장자연씨의 통화내역은 당연히 수사 자료로 활용이 됐다."
-13개월 동안 조사를 했는데 증거 자료가 누락된 것에 대해서는 '그럴 리가 없다'는 진술 외에는 근거가 없는 것인가?
"구체적으로 확인할 만한 증거는 현재까지 없기 때문에, 정한중 과거사위 위원장 대행이 말한 것처럼 증거와 합리적 추론이 가능한 범위 밖에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는 점 이해해달라."
-보도자료에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에 대해 통화내역을 조회한 기간이 짧아 조사가 부실했다고 하는데, 장자연씨의 통화기록 5만1000건은 조회를 했는데 역발신 내역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인지.
"문건 상 성 접대를 시켰다라는 것이 있었고. 방 전 대표가 장자연씨에게 전화를 했다, 술 접대를 시켰다라는 게 아니고. 그 당시 술 접대를 했다는 문건이 있다. 접대 횟수와 장소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넓게 봐야 한다. 통화내역 속에 그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다른 문제다."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의 통화내역이 있었는데 경찰의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은 부실수사로 검토한 건지.
"그 부분은 수사 당시 제기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압수수색이 부실했다는 것과 관련해서 다이어리나 메모 같은 것들은 가져오지 않았다고 했는데. 당시 수사팀은 메모를 가져오지 않은 것은 현장에서 봤을 때 사건과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수사기관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겠지만, 이 조사에서는 그런 식의 주장만 나온 게 아니다. 장자연씨의 지인을 통해 압수가 되지 않았던 것들 또는 압수가 됐더라도 사본화되지 않은, 장자연 사건 관련 개인 행적이나 사람을 만난 것이 확인되지 않아 그 점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설사 압수수색을 열심히 했더라도 사본처리를 통해 증거 자료가 보존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배우 이미숙씨와 관련해 이씨는 사건과 무관하다는 것인지. 아니면 포함돼 있지만 그 부분을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이 사건의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다."
-판결문을 보면 장자연씨 사망 이유가 결국 문건 유출 때문이라는데, 이 사건을 발표하면서 한 줄도 언급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보도자료의 첫 부분을 보면 장자연씨 전 매니저 유모씨가 소속사를 차렸는데 본인이 데려온 배우들에게 유리한 목적으로 장씨에 대한 문건을 작성했다는 요청이 기술돼 있다. 판단이 없는 게 아니라 좁혀서 한 것이다. 문건의 작성 경위 자체가 주요 조사 대상으로 설명된 것은 아니다."
-방 전 대표와 장자연씨가 아는 사이라는 진술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범죄 관련된 강요라든지 그것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장자연씨 사망 전에 가족의 계좌로 고액이 입금된 내역이 20~30명 있었는데. 그 대상들에 조사는 이뤄졌는지.
"수사 기록과 몇 사람들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 것으로 안다. 그런데 지금 구체적인 범죄 혐의와 관련된 사항이 확실히 나왔다고 볼 수 없다."
-전체 내역을 조사한 것인지?
"전체 내역은 조사하지 못하고 일부만 조사했다."
-윤지오씨의 진술은 믿을 만하다고 보는지.
"윤지오씨의 진술이 여러 가지 있고. 관련된 사항이 많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신빙성을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 핵심인데. 수사 선상에 오른 사람 20명인데. 나머지 PD나 기획사 관계자에 대한 조사는 이번에 충분히 이뤄졌는지.
"보도자료에 나와있는 것처럼 열심히 조사했다. 총 84명인가. 당시의 PD라든지 조사 협조한다는 사람 가장 많았을 것이다."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과 방 전 대표에 대해서는 전혀 특정을 하지 못했다는 것인가.
"그렇다. 구체적으로 특정이 안 됐다."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 및 윤지오씨 진술과 관련해서 김수민 작가 등을 조사했다고 하는데. 경찰 조사에서 리스트를 봤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한 것인데, 리스트가 있었다는 건지, 없었다는 건지. 아니면 아예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건지.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진상조사단 내부에서 갈등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조사 결과에 담기지 못한 것이 있는지.
"치열한 내부 토론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심의를 했고 결과를 보고한 것이다."
-방 사장의 경우 지난 수사 기록을 보면 이 사람은 장씨가 나오는 지 몰랐으며, 김씨가 장씨를 초대한 것인데. 그럼에도 당시 꼭 방 사장을 조사했어야 했는지. 방 사장을 조사하지 않으면 부실 수사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
"그 당시에 그런 진술이 나오고 있었고 방 사장이 누군지 특정하는 과정이 있었다. 수사 당시에도 이 부분을 한 번쯤 조사한다는 게 있었는데 그게 끝나버렸기 때문에 충분히 수사를 못한 것이다."
-장자연씨 소속사 대표인 김종승씨를 통한 성 접대 강요가 인정된다는데, 성폭행이 있었는지, 가해자가 누구인지.
"성 접대는 강요가 있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는데 현재로서는 특수강간이라든지 객관적 증거 확인되지 않아 즉각 수사할 단계에 이르지 않을 정도다."
-강요 정황이 있었는데.
"술 접대에서는 강요가 있었다고 확인이 됐다."
-수사 담당자들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 이외에는 조사가 진전된 게 없는지. 13개월 동안 조사하면서 그것 외에는 확보하지 못했는지.
"보도자료에 나온 부분이고 그렇기 때문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하는 것이다."
-직권남용의 여지라든지 이런 것 없이 제도 개선에 대한 권고 정도인지.
"보도자료에 있던 내용 그대로고. 구체적으로 의도나 고의성을 판단할 만한 자료를 확인할 수 없었던 한계가 있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검찰이나 경찰에 대한 징계를 검토할 만한 것은 없는지.
"시효가 다 지났다."
-어떤 부분이 확인되지 않아 진상조사단의 활동이 연기된 건지.
"전체적인 내용이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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