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총리직 재임은 호주 노동당으로서는 최장수이다. 최근 2년 동안 호주 총리는 보수 자유당 내에서 너무 자주 교체돼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잠시 양자회담을 하기로 예정된 새 호주 총리(스콧 모리슨)의 프로필 자료를 들고 이름을 외우는 듯한 모습의 사진이 뉴스를 탔다.
호주는 이틀 뒤 연방 총선을 실시해 노동당이 정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고인은 쇠약한 상태에서도 노동당 승리를 기원했다고 부인이 전했다.
호크 전 수상은 노조 운동가 출신으로 지금 같으면 어려울 진보적 정책을 성사시키는 데 핵심이 됐다. 전국민 보편 건강보험을 만들었고 근로자의 연봉 인상 조로 퇴직보험 납입금 반을 고용주가 내도록 했다. 관세를 철폐했다.
자택에서 평화롭게 영면했다는 성명을 낸 재혼 부인이자 고인의 전기 저자인 블랑쉬 달퍼지 여사는 "호크 수상은 폴 키팅 재무상과 함께 호주 경제를 근대화시켜 그때까지 한 번도 없었던 침체불가 경제성장 및 고용 창출 시대의 터를 닦았다"고 말했다.
부인은 특히 호크 수상이 "인종차별주의와 편헙한 신념을 타기했다"고 강조하고 남아공 아파프트헤이트 붕괴에 일조한 것을 비롯 고교 졸업자 비율 급증 및 남극의 광산 개발 금지 등을 주요 업적으로 들었다.
호주 23대 수상인 밥 호크는 카리스마와 함께 서민적 풍모가 어느 총리보다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맥주 마시기 선수로 1954년 11초 만에 2.5 파인트(0.56리터)를 마시는 데 성공해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한다.
kj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