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건 대표 방한 후 첫 행선지는…광화문 '닭 한마리'

기사등록 2019/05/08 23:29:48

비건 대표 입국하자마자 닭한마리 식당 찾아

지난 2월 이후 닭 한마리 식당 또다시 방문

일행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담소 나눠

'대북식량 지원 논의하냐' 질문에는 묵묵부답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북미대화 재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 한국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닭요리 전문점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외교부는 비건 대표가 오늘 저녁 한국에 도착한 뒤 내일부터 10일까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협상 수석대표 회의와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9.05.08.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이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6시45분께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비건 대표가 한국에 도착해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다름 아닌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근처에 있는 '닭 한마리' 식당이다.

비건 대표 일행은 오후 8시께 '닭 한마리' 식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저녁식사에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윌리엄 콜먼 대변인 등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 8명도 함께했다. 비건 대표는 닭 한마리를 먹기 위해 식당도 미리 예약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식당 가운데 테이블에 앉아 닭 한마리 8인분과 부추전, 칼국수, 감자사리 등을 주문했다. 비건 대표와 일행은 맥주 7병을 시켜 반주로 마시기도 했다.

비건 대표는 주한미대사관 관계자들과 식사를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사적인 담소를 나눴다. 9~10일 북핵 수석대표협의와 한미 워킹그룹 등 방한 공식 일정을 앞두고 있지만 이날 만큼은 긴장감을 뒤로한 채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북미대화 재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 한국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닭요리 전문점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숙소로 이동하고 있다.  외교부는 비건 대표가 오늘 저녁 한국에 도착한 뒤 내일부터 10일까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협상 수석대표 회의와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9.05.08. park7691@newsis.com
비건 대표의 닭 한마리 사랑은 외교가에서 공공연하게 알려져있다. 그가 '닭 한마리' 식당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비건 대표는 올해 2월 평양에서 2박3일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당일 밤 늦게 '닭 한마리' 식당을 찾아 화제가 됐었다.

닭 한마리 매니아답게 비건 대표는 주문한 메뉴가 나오자 대화를 중단한 채 식사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집게로 능숙하게 감자와 칼국수 사리를 건져먹었다. 다른 일행들에게도 건더기와 국물을 국자로 직접 떠서 챙겨주기도 했다. 식당 사장님은 이날 비건 일행을 위해 특별 호박전 서비스를 제공했다.

비건 대표와 일행은 약 1시간이 지난 오후 9시15분께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정리했다. 비건 대표는 계산을 마친 뒤 벽면에 붙어있는 자신의 닭 한마리 식당을 방문했던 기사를 발견하고 흐뭇해했다.

비건 대표는 고마움의 표시로 오랜 만에 만난 식당 사장님과 직원들에게 일일이 친절하게 기념사진을 찍어줬다. 비건 대표는 식당에서 나와 일행과 함께 곧바로 자신의 숙소인 포시즌스 호텔로 향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북미대화 재개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 한국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닭요리 전문점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숙소로 이동하고 있다.  외교부는 비건 대표가 오늘 저녁 한국에 도착한 뒤 내일부터 10일까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협상 수석대표 회의와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9.05.08. park7691@newsis.com
비건 대표는 '한미 워킹그룹에서 대북식량 지원 문제를 협의하느냐'는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고 숙소로 올라갔다.

비건 대표는 9일부터 방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9~10일 우리 측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한미 워킹그룹 회의 등을 갖고 비핵화와 대북제재, 남북관계 관련 사안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포함한 대북 인도지원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해 주요 논의가 될 전망이다. 비건 대표는 과거 방한 때와 마찬가지로 청와대 외교·안보 인사들을 만날 것으로도 예상된다.


sho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