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마지막 용의자도 석방…진실은 미궁 속으로

기사등록 2019/05/03 11:11:22 최종수정 2019/05/03 11:20:55

외신들 신속보도…"진범들, 결코 정의 마주하지 않을 것"

【 카장=AP/뉴시스】말레이시아 카장에 있는 3일 오전 김정남 살해범인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이 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자동차가 교도소에서 나와 취재진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주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사관 측은 흐엉이 교도소에서 출소했다고 확인했다. 2019.05.03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베트남 국적 용의자 도안 티 흐엉이 3일 오전 석방됐다. 이로써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신병이 확보된 용의자가 한 명도 남지 않게 됐다.

AP와 AFP,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흐엉은 이날 오전 7시20분께 자신이 수감됐던 말레이시아 슬링오르주 카장 여성교도소에서 석방됐다. 그는 석방 직후 차량을 타고 이동한 것으로 보이며, 말레이시아 이민국에 머무르다 이날 오후 늦게 베트남 하노이로 향할 예정이다.

흐엉은 지난 2017년 2월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공항에서 맹독성 물질 VX를 이용해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구속기소됐다. 당시엔 인도네시아 국적 용의자 시티 아이샤도 함께 체포됐으며, 북한 국적 용의자 리정철도 며칠 뒤 붙잡혔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후 증거부족을 이유로 리정철을 석방, 북한으로 추방했다.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 리재남 등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은 사건 직후 도주했다. 이후 흐엉과 아이샤는 김정남 암살 사건에서 유일하게 신병이 확보된 피의자로 재판을 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 3월11일 아이샤가 석방된 데 이어 흐엉도 석방되면서 김정남 암살 사건은 결국 누구도 구속되지 않은 상태로 재판절차를 마무리하게 됐다.

외신들도 흐엉의 석방을 신속 보도했다.

AP는 2017년 암살 사건에서 공모자로 지목됐던 북한 사람 4명이 구금되지 않은 상황에서, 흐엉의 석방은 이 사건을 종결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말레이시아 관계자들은 북한을 공식적으로 비난한 적이 없고, 재판이 정치화되지 않길 바란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지적했다.

AP는 김정남에 대해 북한을 통치하는 가문의 현 세대 장남이었다며, 그가 수년 동안 해외에서 생활해 왔지만 김 위원장의 통치에 대한 위협으로 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CNN은 "김 위원장 이복형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두 번째 여성이 풀려나면서, 2년 동안의 우여곡절 끝에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살인 미스터리가 용두사미로 종결됐다"고 지적했다. CNN은 "대낮의 뻔뻔한 암살 사건에 대해 아무도 유죄 판결을 받지 않게 됐다"고 했다.

AFP 역시 "진범들이 결코 정의에 직면하지 않게 됐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흐엉의 석방으로) 암살 사건에서 유래된 법적 절차는 종결됐다"고 했다. AFP는 "(김정남 암살) 배후에 있는 이들은 (앞으로도) 결코 정의를 마주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현지 언론들도 흐엉의 석방을 앞다퉈 다뤘다. VN익스프레스는 흐엉 석방을 긴급 타전했다. 현지언론 타오반호아는 "말레이시아 주재 베트남 대사관은 베트남 국적 수감자들의 이익과 법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자국의 외교적 노력을 평가하기도 했다.
【샤알람=AP/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를 받았던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이 3일 석방됐다. 사진은 지난 4월1일 말레이사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나와 차에 올라타는 흐엉의 모습. 2019.05.03.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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