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락까에서 3~6개월동안 훈련받고 귀국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스리랑카 자폭테러범들 중 최소 1명이 시리아에서 극단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해 훈련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그동안 IS와의 연관성이 지적돼왔지만, 테러범이 IS의 훈련을 받은 사실이 구체적으로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테러범들이 단순히 IS의 영향을 받은 데에 그치지 않고, IS와 직접 연결돼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수사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위와같이 보도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자폭테러범 4명이 터키,시리아 또는 이라크를 방문해 IS 조직원들과 접촉해서 폭탄제조 및 통신 기술 등을 배웠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그 중 한 명인 자멜 모하메드 압둘 라테프 경우 지난 21일 아침 수도 콜롬보의 호화 호텔 타즈 사무드라에서 자폭 테러를 하려다가 장비불량으로 실패하고, 작은 여인숙 밖에서 폭탄을 터트려 자신과 2명을 살해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라테프는 지난 2014년 IS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를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호주 국적의 IS 모집책 닐 프라카시와 영국 국적자 모하메드 엠와지와 접촉했다. 엠와지는 영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와 스티븐 스코틀로프 참수를 자행해 '지하디 존'으로 불린 인물이다. 엠와지는 2015년 미국의 드론공격에 사망했다.
라테프는 영국과 호주에서 유학해 항공엔지니어링 학위를 받은 지식인이다. 그는 락까에서 3~6개월간 IS로부터 테러 훈련을 받았다고 한 소식통은 WSJ에 말했다. 이후 고국인 스리랑카로 파견돼, 모집책으로 활동하고 테러를 벌였다.
스리랑카 당국은 테러범들이 IS가 이용하는 비밀 대화앱을 이용했고, IS가 자주 사용하는 TATP로 폭탄을 제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한 근거지를 급습해 IS 깃발 등을 발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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