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시스】박수지 기자 = 2009년 3월 산업수도 울산에 '한국의 MIT'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개교한 UNIST가 29일로 개교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연구중심대학으로 자리매김하며 첨단 과학기술을 육성, 지역은 물론 국가 경제성장에 이바지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무영 총장을 만나 그간의 노력과 향후 과제를 들어봤다. 다음은 정 총장과의 일문일답.
-개교 10주년을 맞은 소감은.
"캠퍼스도 없이 개교를 준비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개교 10주년을 맞았다. 이제 UNIST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가 쏟아져 나오는 과학기술 허브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성장은 UNIST 교수들과 직원, 학생들이 함께 노력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개교 당시 품었던 포부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한다면.
"UNIST는 '한국의 MIT'를 꿈꾸며 출발했다. 현재는 지역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며 연구개발(R&D) 비중을 늘리고, 신산업을 육성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울산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울산과학기술원으로 전환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UNIST 주요 성과는 무엇인가.
"대표적으로 2018년 클래리베이트(Clarivate)가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HCR)’ 명단에 UNIST 교원 8명이 포함됐다. 매년 우수한 연구자를 선발하는데, 국내 대학 중에서 8명 이상 선정된 곳은 UNIST와 서울대뿐이다. 이외에 ▲라이덴랭킹 2년 연속 1위 ▲2018 THE 종합평가 국내 6위(피인용 부문 1위), 세계 47위 ▲2018 THE 소규모대학평가 아시아 1위·세계 6위 등 각종 대학 평가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과기원 전환 후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는데, 경과는.
"당시 UNIST는 '2030년까지 글로벌 TOP 10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특정 분야에서는 충분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또 UNIST만의 '수출형 연구브랜드'는 14개 후보군으로 정리돼, 산업계에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외에도 발전기금 조성, 창업지원, 지역 신산업 육성 등 분야에서도 노력하고 있다."
-대학 혁신성장을 이끌 주요 연구브랜드를 설명해 달라.
"혁신성장을 이끌 대표적 연구브랜드는 '해수전지'다. 바닷물을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해수전지는 UNIST 김영석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재는 국가기관과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상용화에 근접한 수준까지 발전했다. '유니브레인(UniBrain :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동하는 칩)’도 혁신연구 중 하나다. 유니브레인은 '2진법 반도체 AI(인공지능)칩'을 대신해 '3진법 반도체 소자'를 활용함으로써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김경록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은 기존 반도체 생산라인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3전법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과 함께 성공적으로 실험도 마쳤다. 바이오메디컬 산업의 쌀이라고 일컬어지는 '게놈' 연구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울산시와 함께 진행 중인 '울산 만명 게놈프로젝트'를 통해 환자 맞춤형 진료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기술,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등에 대해서도 산업화를 목표로 연구하고 있다."
- UNIST가 앞으로 추진해 갈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혁신적인 연구 성과는 논문에 실리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실험실 담을 넘어 실질적으로 세상에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창업'에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UNIST는 학생들의 초기창업을 위해서 UNIST지주회사, 미래과학기술지주회사와 선보엔젤파트너스가 학내에 상주하며 유망 기술을 발굴하고 초기 투자를 돕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창업 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창업에 적극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겠다. 지역에 차세대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 또한 UNIST의 역할이다. 지역 밀착형 연구개발(글로컬라이제이션)을 통한 신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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