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불법 사보임 당장 취소해야…상식으로 돌아가자"

기사등록 2019/04/28 17:09:02

문희상 의장과 거대 양당에 "원칙과 상식 돌아가자"

전날 팬모임서 탈당설 '일축'…"쉽고 편한 길 안 간다"

"사보임은 관례에 따른 조치"…사무처 언급에는 "궤변"

"김관영, 제정신 아냐"…대표로 인정할 수 없어" 비난

"잘못한 사람이 관둬야…(김관영) 그만둬야" 직격탄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4.28.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28일 바른미래당 지도부에 "오신환·권은희 의원의 불법 사보임을 당장 취소하고 원위치로 돌려 달라"라고 재차 요구했다. 아울러 당내 의원들에게도 "양심에 호소한다. 이건 아니라고 말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유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 민생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패스트트랙의 벽이 온 나라를 가로막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상황이 혼란을 초래했다고 진단하며 "오신환 의원과 권은희 의원은 결국 불법으로 강제 사보임 당했다. 불법과 거짓 때문에 지금 의회민주주의와 정당민주주의가 파괴됐다"고 비판했다.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선 "선거법은 국민의 대표를 어떻게 선출하느냐의 문제다. 여야 합의 없이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개정하겠다는 것은 다수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공수처법과 관련해서도 "검찰조차 개혁할 의지가 없는 이 정권이 공수처를 만들겠다고 하니까 공수처로 검찰을 지배하고 공수처를 정권 연장의 수단으로 쓰려 한다는 의혹을 받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유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 지도부에 오신환·권은희 의원의 불법 사보임 취소를 요구하는 것과 더불어 당내 의원들에게 "이건 아니라고 말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그는 자당의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에게 "오신환·권은희 의원의 불법 사보임을 당장 취소하고 원위치로 돌려 달라"라며 "이 두 분이 사개특위에서 양심과 소신에 따를 수 있도록 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또 "침묵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의원님들의 양심에 호소한다"라며 "민주당, 정의당, 평화당의 야합에 가담할 수는 없다고 말해 달라. 법과 원칙을 파괴하는 범죄의 공모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해 달라"라고 목청을 높였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민주당·한국당에게도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여야를 떠나 우리 모두 의회주의의 원칙과 상식으로 돌아가자고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요구했다.

그는 문 의장을 향해 "지금이라고 늦지 않았다. 평소 의회주의자이신 의장님께서 사보임을 법대로 바로 잡아주길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은 지난 12월 합의정신에 따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진정성 있는 선거법 개정안을 내놓고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에 진지한 자세로 참여할 것을 국민 앞에 약속해 달라"라며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을 해제하고 두 특위의 정상적인 운영을 국민 앞에 약속해 달라"라고 했다.                 

유 전 대표는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저와 패스트트랙 처리를 반대하는 의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끝까지 막을 생각"이라며 "의원들이 나서서 바로잡아달라고 여러 경로 통해서 설득 중"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내 패스트트랙 반대파의 농성 여부에 대해선 "한국당과 농성을 같이 할 것이냐고 하면 그건 아니다"라고 일축한 뒤 "사보임이 불법이 때문에 오신환, 권은희 의원에게 사개특위 위원 자격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분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을 다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개특위 위원인) 임재훈, 채이배 의원은 불법 사보임으로 간 것이기 때문에 참여 자제를 호소드린다"라며 "(정개특위 위원들은) 속으로 괴로운 상태로 알고 있다. 문제는 단순하지만 상식적이고 옳은 판단을 해주면 좋겠다고 설득 중이다"라고 밝혔다.

유 전 대표는 김관영 대표와도 직간접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하며 "(김 원내대표가) 미묘한 변화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사보임 철회 시한에 대해 "오늘이 굉장히 중요한 날이라고 본다"고 했다.

유 전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냈다.

그는 "한국당도 이성을 회복하면 진정성 있는 선거법, 공수처 법안을 내놓고 두 특위를 통해 심의하고 결론에 도달해야지 한국당 태도에 분명 문제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고발전으로 대치가 이어진 데 대해선 "한국당이 먼저 변해야 한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을 해제하면 고발을 서로 취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시간 이후부터 두 당이 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안하는 게 비정상"이라며 "김관영 원내대표도 지금이라도 민주당 한국당과 (이야기해) 제3당 대표로서 노력하는 게 의무"라고 강조했다.

국회 사무처가 오 의원과 권 의원의 사보임이 관례에 따른 조치라고 밝힌 데 대해선 "논평할 가치가 없다. 궤변"이라고 일갈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4.28.  kkssmm99@newsis.com
유 전 대표는 전날에도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며 김관영 원내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열린 팬클럽 '유심초' 주최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관영 대표가 (사보임 철회를) 끝까지 거절하고 강행할 경우에는 김 원내대표를 더 이상 원내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라며 김 원내대표의 강행에 대해 "제정신이 아니다, 정상이 아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해를 못 하겠다"고 일갈했다.

또 패스트트랙 지정 시 당이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그만둬야지 왜 당이 쪼개지나"라며 "자기(김 원내대표)가 그만둬야 한다"고 직격했다.

유 전 대표는 강연에서는 "여러분 중 많은 분이 제발 한국당을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하나 분명히 말한다. 저는 하여튼 쉽고 편하고 거저먹고 계산기 두드려서 더 맛있어 보이고 이익이 많아 보이고 그런 길 안 간다"라며 탈당설을 일축했다.

그는 "우리가 지금 가는 이 길에서 성공하면 이 나라가 진짜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우리가 그냥 좀 더 변한 게 없는 그냥 크고 힘 있고 하나는 누워있고 하나는 옆에 서 있는 그 무리들 속에 그냥 들어가서 우리가 이제까지 온 것을 다 버리고 좀 큰 당에서 편하게 공천 받겠다는 사람은 남아있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같이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사람 중 아직 저를 포함 8명이나 바른미래당 당적이 있다"라며 "이분들하고 제가 또 바른미래당의 다른 마음을 같이하는 분들하고 똘똘 뭉쳐서 가면 그렇게 해서 만드는 결과는 진짜라고 생각한다. 도와 달라"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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