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 인정 못 받은 40대, 폐섬유화 사망

기사등록 2019/04/26 16:24:58

목사 조모씨 폐렴 입원한지 5일 만에 사망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4단계로 판정

특조위 "정부, 피해자 구제 적극 나서야"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이미애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및 피해자 찾기 예비사업 결과보고 기자회견'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04.25.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정부에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정한 40대 환자 1명이 폐섬유화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목사 조모(48)씨는 지난 20일 폐렴으로 강동경희대병원에 입원해 5일 만인 25일 오후 11시53분께 사망했다.

특조위는 조씨의 죽음을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인한 것으로 보고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망자' 수가 모두 1403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조씨는 2007년~2010년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 뉴 가습기당번'을 사용했다고 한다. 직업상 목소리를 많이 내는 까닭에 가습기와 가습기살균제를 많이 사용했다고 특조위는 전했다.

그는 본인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라고 신고했으나 환경부에서 폐손상에 대해 4단계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4단계는 '가능성 거의 없음' 수준으로 사실상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는 판정에 해당한다.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구제 제도로는 구제급여, 특별구제계정이 있다. 공식적으로 피해가 인정된 1~2단계 판정자의 경우에는 요양급여, 장의비, 간병비 등이 지급되는 구제급여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이에 해당하지 않는 3~4단계 판정자의 경우에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등에 근거한 특별구제계정으로 지원받을 여지가 있다.

조씨 부모 또한 '가습기살균제 폐손상'에 대해서는 4단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조씨 부모도 가습기살균제를 고인과 함께 사용했다고 특조위는 설명했다.

다만 조씨 부모는 각각 지난해 간질성폐렴, 천식으로 피해구제계정으로 지원을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조위는 "조씨는 4단계 판정을 받고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계속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피해자 구제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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