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술관 '2019 보더리스 아티스트 프로젝트' 초대 작가
스페인 출신 네온사인 작가..홍콩 아트바젤서 솔드아웃 주목
마틴 전시외 5개 전시 동시 열려...통합 관람료 1만1000원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공통점은 눈이 안보인다는 것. 대신 네온사인으로 휘황찬란 빛을 뿜어낸다. 인물 사진에 눈을 잘라내 네온 선글라스를 끼운 것 같은 감각적인 작품은 세계 미술시장에 핫하게 떠올랐다.
2016년 홍콩 아트바젤에 선보여 솔드아웃되며 컬렉터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스페인 출신 '네온사인' 작가 하비에르 마틴(35)다.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연다. 이 미술관이 기획한 '2019 보더리스 아티스트 프로젝트 Borderless Artist Project;에 초대됐다.
23일 개막한 전시에는 하비에르 마틴의 대표작 '블라인드니스 컬렉션(Blindness Collection)을 비롯하여 콜라주,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 22점이 선보였다.
'블라인드니스 컬렉션은 10년 넘게 지속해 오고 있는 작업이다. 상업적인 광고의 언어를 빌려 시각적으로 완벽한 이미지를 분해해 우리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마틴은 마음의 거울이라고 불리는 ‘눈’을 네온사인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가린다. 회화로 재구성된 사진이 만들어내는 흐릿한 느낌과 네온의 부드러우면서도 매혹적인 빛이 결합되어 관람자의 눈을 현혹시킨다.
개인의 가장 강력하고 표현력 짙은 도구인 ‘눈’을 가리는 기법은 되레 관람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는 "여성의 외모와 성적인 매력을 강조하는 현대 사회를 비판하고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에 가려져 놓치고 있던 내재적이고 고유한 아름다움의 가치를 강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작품속 여인은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속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다. 흑백 계열의 물감을 칠해 화려한 배경을 삭제하고, 형형색색의 네온을 사용하여 인물의 눈을 가린다. 의도적으로 가려진 눈은 곧 현대 사회의 기술과 소비가 빚어낸 사회적인 ‘맹목’을 상징한다. "사람들은 때로 돈을 또 하나의 신처럼 여기며, 부에 대한 열망과 소비지향적인 사고에 갇혀 정작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놓치게 된다. 우리의 현실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스페인 태생의 하비에르 마틴은 8살에 첫 개인전을 열었다고 한다. ‘훌륭한 예술가’가 되기 위한 관습적인 교육 과정을 거부, 미대 출신 작가는 아니다. 스페인, 미국, 홍콩, 한국 등 세계 각지에서 작업을 하며, 낯선 곳에서 일상의 풍경과 사람들을 관찰하며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시키고, 다채로운 재료들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서울미술관 '2019 보더리스 아티스트 프로젝트'는 끊이없이 변모하는 현대미술을 조망하고 국내 관람객에게 보다 확장된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한편, 서울미술관은 하비에르 마틴 전시이외에도 5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미술관 상반기 기획전 '안봐도사는데 지장없는전시'와 2019 서울미술관 소장품전 '단편 전시회', 2019년 1월 개관한 서울미술관의 신관 M2 개관 기념전시인 '거인 Walking Man', '다색조선; 폴 자쿨레'가 이어지고 있다. 관람료 11000원으로 모두 볼수 있다.
전시와 더불어 서울미술관 야외공원 내 흥선대원군의 별서 ‘석파정(石坡亭)’에서 ‘석파정 스탬프 투어’, ‘왕이 걷던 아침’ 등의 프로그램도 열린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우리문화유산을 경험을 할 수 있다. 석파정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 2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빼어난 산수와 계곡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경관과 수려한 건축미를 자랑한다. 관람시간은 매일 11:00-17:00(월요일 휴관)이다.
서울미술관은 연휴가 많은 5월 한 달을 ‘어서오라주 Come on Week!’으로 설정, '미취학 및 초등학생 무료 입장' 선생님 무료 입장'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친다.
h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