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세이트 가격 상승 악영향…현대오일>에쓰오일>SK이노 順"

기사등록 2019/04/23 11:06:32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미국 정부가 대이란 제재와 관련해 한국 등 8국에 대해 한시적으로 인정했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예외'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석유화학업계에 미치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콘덴세이트(초경질유) 가격이 상승하면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등 순으로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3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백악관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월 초 만료되는 제재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석유 수출을 '0'으로 만들어 주된 수입원을 차단,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기 위함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11월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하고 대(對) 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전면 복원했다. 당시 한국을 포함한 중국·일본·대만·인도·이탈리아·그리스·터키 등 8개국에 대해 콘덴세이트를 포함한 이란산 원유를 180일간 한시적으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나 이번에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석유화학업계는 2~3개월 전만 예외국 지위가 연장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국 불발로 결론이 나면서 시름이 깊어졌다.

나름대로 이란산 원유 수입은 줄여오며 대비를 해왔지만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큰 고민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원유 수입량에서 이란산 비중은 지난 2월 기준 8.6%로 10% 미만이다. 그러나 콘덴세이트는 절반가량이 이란산이다.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뽑아낼 수 있는 비율이 70~80%로, 평균 20% 정도에 불과한 다른 지역 원유보다 우수하기 때문이다. 또한 배럴당 최대 6달러가량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심혜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란 제재 예외조항 폐기로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원유 도입이 용이해 큰 영향이 없겠으나 콘덴세이트 가격이 상승해 원재료 비용 상승에 따른 이익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다만 콘덴세이트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훼손 정도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순으로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 심혜진 연구원은 "콘덴세이트 가격 상승은 콘덴세이트 정제설비(CFU)의 원가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그에 따른 영향은 전체 정제설비(CDU+CFU) 내 CFU 의존도가 높은 순서대로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업체별 CFU 의존도는 현대오일뱅크(20%), 에쓰오일(12%), SK이노베이션(8%), GS칼텍스(0%) 순으로 높다"며 "콘덴세이트 1달러 상승 시 영업이익은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순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으며 GS칼텍스는 CFU 설비를  보유하지 않아 영향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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