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회담 열렸던 극동연방대 건물 '손님 맞이' 분주
S동, 귀빈 숙소에 취재진 출입 통제…北 차량 주차
"北 인물들 탑승하고 다녀…1주일 전부터 이곳 와"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간)께 이 곳에서는 회담 주요 장소로 전망되는 S동과 귀빈 숙소를 중심으로 경계가 삼엄해지고 있었다.
극동연방대는 매년 9월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장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S동 4층 단독회담장에서 한러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S동 건물 입구에서는 인부 4~5명이 청소를 하며 손님 맞이를 준비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S동에서는 공연장 준비 동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군복을 입은 경찰이 출입을 통제해 취재진이 내부를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같은 시각 S동 옆에 '호텔'이라고 적혀있는 귀빈 숙소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전·경호 책임자들이 탑승했던 흰색 미니 밴(승합차)이 주차돼 있었다.
밴에는 러시아인 운전사 외에 다른 사람은 타고 있지 않았다. 이 운전사는 '북한 사람을 태우고 왔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고 '몇 명을 태웠냐'고 묻자 "비밀(secret)!"이라고 말했다.
이 운전사는 차량을 타고다니는 북한 사람들이 귀빈 숙소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7일 전부터 이 곳(극동연방대)에 왔다"며 "내일도 올 예정"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부장은 지난 17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극동연방대 시설을 둘러보는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귀빈 숙소 관계자는 취재진의 진입을 막았다. 무전기를 소지한 직원은 "숙박객만 건물 안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 "28~29일까지는 모든 방이 다 찼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문하는지에 대해 "모른다"고 했다. 숙소가 만실인 이유로는 "이번 주부터 3주 동안 스포츠 경기가 열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귀빈 숙소 앞에서는 인부 6~7명이 흰색 천막을 설치하고 있었다. 이들은 '김 위원장 방문 때문에 천막을 설치하냐'고 묻자 크게 웃으며 "그렇다"고 답했다.
블라디보스토크 곳곳에서도 회담 준비 징후가 발견되고 있다. 일본 NHK 방송은 러시아 정부 당국자를 인용, 김창선 부장이 마린스키 극장과 루스키섬 내 해양관, 러시아 해군 태평양 함대 시설 등을 둘러봤다고 전했다.
북러정상회담은 오는 24~25일 열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러 정상이 24일 만찬을 하고 25일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연이어 하는 일정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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