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모벤져스" 25년차 기사·22년차 트레이너

기사등록 2019/04/22 10:44:51

장두수 기사·손윤석 컨디셔닝 코치, 실업 기아자동차 입사

유재학 감독보다 많은 우승반지 7개

왼쪽부터 임상욱 매니저, 차길호 통역, 정태중 수석트레이너, 손윤석 컨디셔닝 코치, 장두수 기사.
【울산=뉴시스】박지혁 기자 =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가 네 시즌 만에 통산 7번째 챔피언에 오르며 명가의 부활을 알렸다.

유재학(56) 감독과 주장 양동근(38)은 감독과 선수 부문 최다 6회 우승의 역사를 썼고, 다음달 결혼을 앞둔 이대성(29)은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하며 큰 기쁨을 누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한 이들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현대모비스에는 유 감독, 양동근보다 우승반지가 많은 사람이 둘 있다. 전신 기아자동차 때부터 선수단을 지원한 장기근속자 장두수(51) 기사와 손윤석(51) 컨디셔닝 코치다.

1994년 입사한 장 기사는 승합차를 담당한다. 프로농구가 출범하기 전부터 운전대를 잡아 전신 기아자동차를 대표했던 '허(허재)·동(강동희)·택(김유택) 트리오'를 책임졌다.

주로 병원을 오가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등 선수단 이동을 지원한다. 선수단이 가장 많이 찾는 스태프다.

장 기사는 "1년에 평균 5만㎞씩 운전했다. 25년 동안 있으면서 지구를 30바퀴는 돈 것 같다"며 "무사고가 내 자랑이다.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이번 우승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손 코치는 1997년 프로 출범과 함께 농구단에 입사했다. 10개 구단 트레이너 파트에서 나이와 경력이 가장 많다.

그는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어디 갈 곳도, 불러주는 곳도 없다. 현대모비스에서 감독님, 선수들과 계속 함께 할 것이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선수가 부상을 당했다가 재활해서 복귀 후, 잘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면서도 "(이)종현이가 잘 복귀했다가 이번 시즌에 또 다쳐 많이 안타까웠다. 우리가 운동을 잘못 시켜서 다친 건 아닌지 마음고생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외국인선수와의 소통을 책임지는 차길호(35) 통역은 2010~2011시즌에 합류했다. 원래 다른 구단 통역에 지원했다가 떨어졌지만 좋은 인상을 남겨 현대모비스의 부름을 받았다.

농구광이다. 그는 "외국인선수가 감독님의 지시를 100% 이해하고, 잘 이행했을 때가 가장 좋다. 평소에는 선수들의 고충을 듣는 게 내 역할이다"고 했다.

정태중(39) 수석트레이너는 손 코치의 오른팔이다. 경기 전, 트레이닝과 관련한 물품을 챙기고, 스트레칭과 몸 풀기를 책임진다.

선수 출신인 임상욱(35) 매니저는 선수단의 손발이다. 2011년 드래프트에서 상명대 출신 최초로 지명 받은 주인공이다.

양동근은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선수들은 팬이나 언론의 관심, 사랑을 받지만 이 분들은 그런 게 없다"며 "언제나 뒤에서 조용히 있다. 특히 큰 형님 두 분은 내가 신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한결같다.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유 감독은 "말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다. 맡은 일은 언제나 성실하게 최선을 다한다. 선수들이랑 똑같이 움직이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선수단에 큰 힘을 준다. 절대 없어선 안 되는 고마운 사람들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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