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맨' 촬영한 AP통신 사진기자 묘사
웨이보에서 '라이카' 단어 게시 불가
유튜브 영상엔 광고 호평 중국어 댓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웨이보에서 'Leica'와 이에 해당하는 중국어 단어가 검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단어를 게시하려고 하면 "관련 법률이나 웨이보 커뮤니티의 지침을 위반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는 경고 문구가 뜬다고 한다.
이번주 초 공개된 라이카의 5분짜리 홍보 영상 '사냥'(The Hunt)은 카메라를 든 사진기자가 호텔에서 중국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영상은 브라질 광고회사가 만들었다고 FT는 전했다.
이는 AP통신의 사진기자 제프 와이드너가 톈안먼 사태 당시 베이징 한 호텔 6층 발코니에서 찍은 '탱크맨'의 촬영 과정을 연상하게 한다. 탱크맨 사진은 톈안먼 시위에서 한 청년이 무기도 없이 탱크 4대를 가로 막고 선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이 사진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됐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입 밖에 내는 것도 금기시된다.
일부 중국 누리꾼은 라이카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라이카가 동료인 화웨이를 곤경에 빠트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라이카는 화웨이에 카메라 렌즈를 공급한다. 다른 누리꾼들은 해당 광고 영상의 캡처 화면을 올리기도 했지만 몇 초 만에 삭제됐다.
반면 유튜브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어로 달린 댓글이 많은데, 중국 누리꾼들이 논쟁적인 광고를 보기 위해 유튜브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중국어 댓글은 "30년이나 지났지만 중국인들은 (톈안먼 사태를) 추모하지 않는다. 그래서 독일이 중국을 도와준 것이다"라고 FT는 전했다.
FT가 입장을 요구했지만 라이카와 화웨이 모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중국 공산당이 시민의 민주화 시위를 무력 진압한 사건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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