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이어 지진까지 설상가상 주민들 불안감 엄습
해발 1458m 산 정상에서도 지진 느껴
심지어 지진의 파동은 대관령을 넘어 평창, 횡성, 원주, 춘천 등 영서 지역까지도 전해졌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은 동해시 북동쪽 56㎞ 해역에서 이날 오전 11시16분42초에 발생 깊이 8㎞에서 규모 4.2로 시작됐다.
이어 두 번째 지진이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11시16분43초에 발생 깊이 32㎞에서 규모 4.3으로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시민들은 깜짝 놀라 소방서에 문의하거나 가족, 친지, 지인 등에게 전화나 모바일 메신저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강릉시민들은 바다와의 거리가 더 가까운 곳에서 지진의 세기를 더 크게 느꼈다고 했다.
장준용(43)씨는 "지진이 발생할 시간에 강릉원주대학교(강릉 지변동) 8층에 위치한 사무실에 있었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는 느낌을 10초 간격으로 두 번 느꼈다"고 말했다.
장씨는 "포남동에서 리모델링 작업을 하던 지인이 '쿵하는 소리가 두 번과 진동을 느껴 공군부대에서 폭발사고가 났나보다'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이달 초 산불 피해를 크게 입은 강릉시 옥계면과 동해시 망상동에서도 지진의 무게감이 전해졌다.
산불 이재민들은 재난 수준의 지진은 아니었지만 심리적으로 가슴이 덜컹 내려앉은 듯한 고통을 느꼈다.
김종민(43)씨는 "강릉 내곡동에서 주차를 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내 차를 뒤에서 흔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잠시 뒤 들어온 재난문자메시지에서 지진이라고 해 지진이 일어난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옥계면에서 일하는 동료들도 지진이 났다면서 서로들 간에 모바일 메신저로 소식을 전하고 안부를 묻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강릉시 대신 전해드립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지진에 놀란 심경과 당시 상황을 전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김성래씨는 "강릉 사천해변 부근인데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굉음이 얼마나 컸는지 너무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한별씨는 "(강릉 옥천동에서) 지진 엄청 크게 느꼈어요"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성미씨와 유은지씨는 "동해시에서도 지진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고 지진 당시에 삼척시청에 있었던 김모(55)씨는 "건물이 잠시 흔들렸다"고 했다.
양양군청의 한 공무원도 "군청 4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중에 건물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진의 파동은 대관령을 넘어 영서 지역으로까지 전달됐다.
심지어 설악산, 오대산에 이어 강원도에서 세 번째로 고도가 높은 평창군 발왕산(1458m)에서도 지진이 감지됐다.
고속도로 강릉요금소에서 춘천요금소까지 기준으로 147.4㎞(카카오맵) 떨어진 춘천에서도 일부 시민들은 지진을 느꼈다고 했다.
평창군 발왕산 인근 리조트에서 근무하는 이태호(43)씨는 "3층 높이의 사무실에서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탱크가 지나갈 때 느껴지는 진동을 한 번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달 초 산불 피해가 가장 컸던 속초시와 고성군에서는 다행히 지진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속초시와 고성군은 "규모 4.3 지진 발생 여진 대비 및 해안가 접근을 자제하시기 바랍니다"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강원도 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1시9분까지 지진과 관련한 전화 문의와 신고는 103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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