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21일 대선 결선투표…젤렌스키 압승 예상

기사등록 2019/04/19 09:52:02

최근 여론조사에서 포로셴코 대통령과의 격차 더 벌려

포로셴코 19일 TV토론에 '올인'

【키예프=AP/뉴시스】코미디언 출신 후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가 21일(현지시간) 실시되는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젤렌스키가 지난달 31일 1차 투표 종료 후 지자자들에게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보여주는 모습. 2019.04.19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우크라이나에서 21일 대선 결선투표가 실시되는 가운데 코미디언 출신 정치 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후보의 압승이 예상된다고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5년부터 방영된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주인공인 대통령역을 맡아 국민배우로 등극한 젤렌스키 후보는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낀 우크라이나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크라이나 키예프 국제사회학연구소가 16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젤렌스키 후보는 72%의 지지율로 25%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친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을 압도했다.

젤렌스키 후보는 지난달 31일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선 1차 투표에서 30%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1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16%를 획득해 2위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대선에서는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격돌한다.

서방의 외교관들은 포로셴코 대통령이 막판에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젤렌스키 후보와의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면서  젤렌스키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2일 젤렌스키 후보, 포로셴코 대통령과 연쇄 회동했다. 젤렌스키 후보 선거본부장인 이반 바카노프는 이번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고위 관리들과 접촉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카노프는 워싱턴 방문 기간 미국의 정치인들과 애널리스트들에게 젤렌스키가 친서방 정책을 펼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바카노프는 그러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친 러시아 반군과 협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뿐만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까지 참여하는 4자 협상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선거 기간 젤렌스키가 크렘린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으나 그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유권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키예프(우크라이나)=AP/뉴시스】페트로 포로셴코(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수도 키예프의 시립 마약 전문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말 치른 우크라이나 대선 1차 투표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한 코미디언 출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후보와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이 결선 투표를 앞두고 각각 알코올과 마약 검사를 위한 혈액 검사를 받았다. 2019.04.05.
포로셴코 대통령은 또 젤렌스키가 이스라엘에 망명 중인 반정부 성향의 금융재벌 이고르 콜로모이스키가 내세운 후보라고 주장하며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젤렌스키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회의원들의 면책 특권을 폐지하는 등 사법 개혁을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뇌물을 받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평생 공직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젤렌스키가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우크라이나 20개 언론사는 젤렌스키에 공개 서한을 보내 "당신은 그동안 국내 주요 언론들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회피했다"고 밝혔다. 

포로셴코 측은 19일 오후로 예정된 TV토론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두 진영은 TV토론 주제와 형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젤렌스키는 TV 토론 이전에 알코올-마약 검사를 실시하고 토론회 장소가 키예프 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려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으며 포로셴코가 이를 수용하면서 TV토론이 성사됐다.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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