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가 민망? 쫄쫄이 입는 남성 늘었다

기사등록 2019/04/17 16:24:09

주 52시간 근무에 운동 즐기는 남성 많아져

헬스장 운동복 대신 탄탄하게 잡아주는 레깅스

'러닝 크루' 등 동호회 활동에 애슬레져 시장 활기

(사진=이마트 제공)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이예슬 기자 = 레깅스는 여성들이 주로 입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일상에서도 레저 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남성들의 레깅스 구매량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가 정착하면서 주중에도 퇴근 후 운동하는 사람들이 증가해 남성도 레깅스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티몬이 최근 1개월간 남성 스포츠 의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조거 팬츠, 쿨 타이츠 등 남성 스포츠 하의 매출은 556%나 증가했다. 매출 신장률은 20대에서 585%, 30대 475%, 40대 655% 수준이다.

이런 신장률은 남성 상의 상승 폭이 6%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물론 레깅스 등 딱 달라붙는 스포츠 하의가 민망하다는 시각도 엄존한다. 하지만 남성도 움직임에 제약이 없고, 보디라인을 탄탄하게 잡아주는 스포츠 레깅스 장점을 알게 되면서 관련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운동이 일상화하면서 스포츠 웨어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남성이 늘어난 것도 남성 애슬레저 룩이 뜨는 이유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복을 제공하지만, 교복처럼 모두가 똑같이 입는 운동복을 지양하고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남성이 많아지고 있다.

(사진=티몬 제공)
황장순 티몬 패션실장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하면서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하는 남성이 증가하고 있고, 피트니스복의 편안함을 느낀 남성들을 중심으로 애슬레저 룩이 각광받고 있다"며 "타인 시선보다 편안함을 중시하는 나나랜드 흐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션·유통업계에서는 과거 아웃도어 열풍이 피트니스 시장으로 옮겨갔다고 보고 있다. 이에 관련 신상품을 내놓거나 애슬레저 룩을 한곳에 모은 기획전을 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2015년 10개도 안 됐던 애슬레저 브랜드 수가 2017년 현재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애슬레저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48%포인트 신장했다. '안다르' 등 레깅스 전문 애슬레저 브랜드는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에 이 백화점은 4월 마케팅 테마를 '희망 가득, 일상을 달리다' 테마로 선정하고 16일부터 10일간 전 점포에서 스포츠·애슬레저 브랜드 할인 행사를 벌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워라밸을 중시하는 2030세대 '시티 러너'들을 겨냥해 오는 22~28일 강남점에서 '워라밸 스포츠 페어'를 열 계획이다. 개성 강한 젊은 세대들은 화려한 운동복이나 블루투스 이어폰 등 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어 백화점 스포츠웨어 장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이마트 데이즈는 봄 시즌을 맞아 패션성을 가미한 요가복을 비롯해 피트니스 웨어 22종을 출시했다. 레깅스 입는 남자가 늘어난 데 따라 남성 상품도 내놓았다. 현재 남성용 레깅스 상품 5종을 판매 중이다. 일반 레깅스를 부담스러워 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레깅스 위에 반바지를 덧댄 디자인의 '2 in 1' 레깅스를 출시하자 매출이 남성용 레깅스 상품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이마트 관계자는 "특히 최근에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밤에 한강 등지에 모여 함께 운동하고 헤어지는 '러닝 크루' 등 동호회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 덕에 남성용 애슬레저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ashley8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