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청문회' 화재 은폐 의혹 제기…황창규 'CEO 리스크'도 논란

기사등록 2019/04/17 12:35:43 최종수정 2019/04/17 14:30:39

국회 과기정통위, KT 화재사고 청문회 개최

"KT, 소방청 화재 조사 조직적 방해 행위"

"국민기업인데 황 회장 무개념경영 일관"

유영민 장관 불출석 놓고 여야 입씨름도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 청문회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19.04.17.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준호 이재은 이승주 기자 =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KT의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관련 사고 원인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황창규 회장의 무리한 경영과 책임을 추궁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KT 아현동 화재와 관련하여 기관통신사업자로서의 관리도 제대로 안 되고 과기정통부의 감독도 안 돼있다"며 "조사일지를 확인한 바로는 도면자료 수집과 현장조사가 안 돼있고, 답변을 안 하고 면담을 미루는 등 KT가 소방방재청의 조사에 관해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조사방해행위가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박 의원은 "소방청의 조사를 이렇게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방해하는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며 "이 문제에 관해서 상임위 차원에서 공무집행방해혐의에 관해 KT를 상임위에 고발할 것을 검토요청드린다"고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KT 전신은 한국통신공사이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기업"이라며 "국민기업의 CEO라면 그에 맞는 개념과 그에 맞는 책임의식, 그에 맞는 철학을 갖고 경영을 해야 하는데 황 회장께서는 이러한 국민기업이라는 개념은 철저히 망각한 무개념경영으로 일관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황 회장의 취임 후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 등을 거론하며 "황창규 회장은 KT라는 기업이 '왜 국민기업인가' 하는 개념은 철저하게 무시한 채 당기순이익에만 급급해서 그걸 기준으로 막대한 성과금을 챙겨가셨다"며  "황창규 회장이라는 CEO리스크가 국가적 재앙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실증하는 한 사건이라고 저는 이번 아현국사참사를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KT상용직노조, KT전국민주동지회 관계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KT의 청문회 방해공작 진상규명 및 아현화재ㆍ채용비리 황창규의 신속한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2019.04.17. jc4321@newsis.com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KT하청업체 참고인 김모씨가 불출석하게 됐다. 사유를 제가 알아보니 주된 이유가 KT의 직간접적인 외압으로 인해서 오늘 참석이 어려워졌다는 것 같다"며 "아현지사 화재 직후 방송사 인터뷰에 대해 하청업체 사장들에게 압박을 가해왔고 이번 청문회까지 출석하면 계약에서 탈락시키겠다는 협박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노웅래 위원장은 "KT의 외압, 협박에 의해서 참고인이 출석할 수 없었다고 한다면 이건 중대한 큰 문제다. 이건 형사처벌까지 해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상임위에 불출석 사유를 확인해보도록 지시했다.

이날 청문회 초반에는 대통령 해외 순방 수행을 이유로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불참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오가면서 한차례 정회로 파행 직전까지 갔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KT화재로 인해 국가통신과 경제, 안보 등 모든 분야가 순식간에 마비되는 경험을 했다. 이러한 국가적 재난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야가 어렵게 합의해 개최되는 청문회다"며 "유영민 장관과 더불어 민주당은 여야가 어렵게 합의한 사항을 무참히 깨버렸다"고 비난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 청문회에서 황창규 KT 회장이 증인선서대에 서고 있다. 2019.04.17.kkssmm99@newsis.com
김 의원은 "기습 출장으로 청문회를 회피한 유 장관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하겠지만 더 큰 문제는 정부·여당이 애초부터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KT 화재청문회를 기획해왔다는 것"이라며 "기습적으로 화재 청문회를 무력화시키려했다는 점, 화재와 관계없는 여당 의원들의 자료요구 등 여야 합의를 깨고 청문회의 본질을 흐리려고 한 점에 대해서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정회를 요청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이번 청문회는 지난 번에 국회에 출석한 황창규 회장의 부실하고 무책임한 답변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며 "황창규 회장의 부실 경영에 따른 화재 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자리이다. 유영민 장관의 출석 여부는 부수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한국당 측은 유 장관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대로 청문회 날짜를 여야 간 합의를 통해 다시 조율할 것을 요구했지만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민중당 소속 상임위원들이 반대해 청문회 개의 1시간 만에 정상대로 진행됐다.

pjh@newsis.com, lje@newsis.com, joo4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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