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정치·경제 하방 리스크 대응 위해 다자주의 강화해야"

기사등록 2019/04/14 07:00:00

12~13일 IMFC 열려…홍남기 부총리 참석해 발언

라가르드 총재 "인구변화 등 구조적 도전과제에 공동 대응해야"

홍남기 "쿼터증액 어려울 땐 차입재원 기한 연장 등 대안 필요"

"IMF 지배구조, 신흥국 경제력 반영하는 방향 개편돼야" 주장

【워싱턴DC=뉴시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열린 G20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각국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9.04.12.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photo@newsis.com
【워싱턴DC=뉴시스】장서우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의 이사국들과 G20 국가들이 세계적으로 정치·경제적 하방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 공조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다자주의(Multilateralism)'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2~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IMF 본부에서 국제금융통화위원회(IMFC, International Monetary and Financial Committee)가 열렸다. IMFC는 IMF의 24개 이사국 재무장관이나 중앙은행 총재, 주요 국제금융기구로 대표로 구성되는 최고위급 회의다. 이번에는 G20 국가까지 포함해 특별회의로 개최됐다.

회의에 참석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국제 공조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다자주의를 다시 강화해 정치·경제적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고 무역 긴장을 완화해 세계 경제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인구 구조 변화, 양극화 심화, 신기술 대두, 기후 변화 등 구조적 도전 과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회원국은 국제 공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세계 경제의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고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 전망 및 정책 방향, IMF의 역할 등을 담은 IMFC 공동선언문에 합의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지속가능한 글로벌 성장을 지지하는 거시·구조적 정책을 펴 과도한 글로벌 불균형을 함께 줄여나가기로 했다. 또 무역 긴장을 해소하고 일자리 창출의 동력을 만들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의 개혁을 지원키로 했다. 공정하고 현대적인 국제 조세 시스템을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자금 세탁 및 테러 자금 조달, 확산 금융 및 기타 불법 금융의 출처와 경로를 차단해 유해한 세금 경쟁이나 인위적인 소득 이전, 디지털화 등에서 발생하는 조세 문제의 해결을 도모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위원회에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IMF의 재원 확충과 지배구조 개혁에 대해 우리나라의 입장과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IMF는 글로벌 금융 안전망의 중심 축으로서 충분한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며 "회원국들이 출자하는 쿼터 증액을 통한 재원 확충이 가장 바람직하나 이에 대한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경우 차선책으로 IMF가 회원국 중앙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재원의 기한을 연장하고 규모를 확대하는 등 현실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IMF가 회원국으로부터 3170억SDR 규모로 재원을 차입한 양자차입협정(BBAs, Bilateral Borrowing Agreements)은 당장 올해 만료된다. 1820억SDR 규모를 차입한 신차입협정(NAB, New Arrangements to Borrow)은 2022년 만료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또 IMF의 지배 구조가 최근 확대되고 있는 신흥국의 경제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표권이 낮은 저소득 국가도 IMF의 정책 결정에 대한 발언권이 강화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IMF는 5년마다 쿼터 증액과 배분 방식 등을 재검토(GRQ, General Review of Quotas)한다. 현재 회원국 간에 논의되고 있는 제15차 GRO의 완료 시한은 이번 춘계회의였으며 늦어도 오는 10월 열릴 연차총회에선 마무리돼야 한다. 재무장관들은 IMF가 충분한 재원을 확충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하며 다음 연차총회까지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suw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