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해운업계 4, 5위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컨테이너 부문이 합병된다. 해운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11일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이 컨테이너 사업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운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이달 기준 장금상선은 선복량 5만8689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국내 4위, 흥아해운은 선복량 3만1345TEU로 국내 5위 해운업체다. 이들 업체는 주로 중국·일본·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역내(인트라아시아) 항로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두 업체가 합병하게 되면 선복량은 약 9만TEU로 현대상선(43만6768TEU), 고려해운(15만3963TEU)에 이은 국내 3위 업체가 된다. 글로벌 순위는 19위로 7만5356TEU의 SM상선(세계 순위 20위)을 제친다.

글로벌 물동량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해운업계는 공급과잉 직격탄을 맞고 있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538억원, 영업손실 36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9% 감소했고, 적자 폭은 179.9% 확대됐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업계는 해운회사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 회사들을 합쳐 대형 선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은 지난해 4월 체결한 '해운사업 재건을 위한 한국해운연합(KSP) 2단계 구조 혁신 기본합의서'의 후속 조치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합종연횡에 나서는 것도 부담이다. 중국 해운업체 코스코는 홍콩 OOCL을 인수해 덴마크 머스크라인, 스위스 MSC에 이어 세계 3대 선사로 올라섰다. 머스크라인도 독일 해운사 함부르크수드과 합쳐 2위 MSC와의 선복량 격차를 벌렸다. 글로벌 상위 4대 선사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56.5%에 이르고 '빅7'로 넓히면 76%에 이를 정도다.

이에 반해 국내의 경우 업계 1위인 현대상선마저 점유율이 1.9%(9위)에 그친다. 컨테이너선을 주력으로 하는 현대상선과 SM상선의 합병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업황이 아직 불투명한 데다 두 회사 모두 재무구조가 안정적이지 않아 당장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사도 기존 회사들을 합쳐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국내 해운업의 재편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해운 업황 불학실성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합병은 추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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