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트럼프 아닌 김정은 설득해야"
"미국, 한국과 대북 접근방법 일치 원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미국연구센터장을 인용, "이 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설득해야 할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라고 지적했다. 한미가 일치된 노선을 갖고 북한을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로버트 매닝 미 대서양위원회 안보전문 선임연구원을 인용, "한국과의 동맹을 확고히 하고 싶다는 게 미국의 관점"이라며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접근방법을 일치시키고 싶어 한다"고 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의 힘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 과정을 두고 제기돼온 한국과 미국의 입장차 해소에 대한 요구가 높은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서 중재자를 자처해온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유연성'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문 대통령은 유연해질 필요가 있고, 다른 전략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의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김 위원장의 생각뿐만 아니라 비핵화 협상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미국을 향한 대북제재 요구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WSJ는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핵포기를 설득하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 충돌해왔다"며 "미국을 향한 한국의 제재완화 요청이 한가지 난제"라고 평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9일 "제재의 틀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정책과 관련해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WSJ에 "한국과 미국의 입장차는 상당히 좁혀졌다"며 "양측은 (북한 비핵화) 최종 목표에 합의했고, 이제는 행동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계획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한편 WP는 한국전쟁 전사자 공동 유해발굴이 한국군 단독 작업으로 진행되는 등 남북 군사분야 합의 이행 지연에 대해 "하노이회담 실패 후 북한을 다시 (대화에) 참여시키는 게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WSJ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과 관련, 올리비아 이노스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연구원을 인용해 "비핵화나 인권에 대한 가시적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노이회담 노딜 종료 이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마냥 순탄한 협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비핵화 협상이 연신 진전과 교착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더욱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