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로페이 경남' 조기 정착 관건은?

기사등록 2019/04/10 06:30:00

시행 4개월 만에 가맹점 39배 급증

사용법 개선 소비자 참여율 높여야

【창원=뉴시스】 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한 '제로페이 경남' 가맹점 카운터 모습.2019.04.09. hjm@newsis.com
【창원=뉴시스】홍정명 기자 = 경남도는 지난해 12월 창원지역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카드결제 수수료 제로 서비스인 ‘제로페이 경남’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데 이어 3개월 만인 올해 3월20일부터 시행 지역을 도내 전역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신용카드가 우리 사회에 정착하기까지 만 20년 걸린 점, '제로페이'라는 결제 개념이 생소한 관계로 실용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는 '제로페이 경남'의 실제 현황을 살펴보고,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지 진단해 본다.

 ◇'제로페이 경남'과 도입 배경

‘제로페이 경남’은 소비자가 본인의 스마트 폰으로 소상공인 가맹점의 QR코드를 스캔하고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소상공인 계좌로 구매대금이 직접 계좌이체 되는 앱투앱 기반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이용하는 서비스다.
 
중간 단계인 신용카드사와 밴사를 거치지 않아 소상공인이 부담하는 수수료가 0%대로 줄어든다. 가맹점 수수료는 가맹점의 전년도 연매출액을 기준으로 8억원 이하는 0%, 8억~12억은 0.3%, 12억 초과는 0.5%가 적용된다.

세계적으로 핀테크를 활용한 지급결제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의 경우 카드결제가 고착화되어 결제 수수료 인하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소상공인 결제수수료의 혁신적 인하를 위해 정부, 경남도, 금융기관 등이 협력해 QR코드 방식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

소상공인 가맹점은 기존 신용카드 수수료율보다 훨씬 저렴한 수수료율을 적용받아 소상공인의 경영비용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부가가치세 납부세액 공제 대상에 제로페이 결제액도 포함되어 소상공인의 세부담 완화 혜택도 신용카드 등과 동등하게 받을 수 있다.
 
또한,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사용가능한 모바일 전자상품권의 경우에는 제로페이 가맹점(일반가맹점 포함)의 매출액에 상관없이 결제수수료 완전 무료혜택도 제공된다.

제로페이 경남을 이용하는 도민에게는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며, 도내 공공시설, 문화시설 할인 등의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소득공제의 경우 소득공제율 40%를 적용,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보다 더 많은 환급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맹점은 급증, 소비자 이용은 저조?

【창원=뉴시스】 9일 오후 '제로페이 경남' 가맹점이 많은 창원시 의창구 가로수길 전경.2019.04.09. hjm@newsis.com
지난해 12월 창원지역 '제로페이' 시범서비스 초기의 가맹점 수는 223개소였으나, 점진적으로 늘어 올해 4월 1일 기준 8700여 개소로 39배 이상 증가했다.

초기 단계 지속적인 가맹점 확대는 경남와 시·군, 경남소상공인연합회 등 유관기관·단체 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제로페이 홍보 강화와 접수 창구 확대가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기존 PC를 통한 온라인 가맹점 등록 신청 외 휴대폰,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를 이용한 신청도 가능해짐에 따라 장소에 구애됨 없이 언제 어디서나 빠른 시간내 가맹점 등록이 가능해진 것도 가맹점수 증가에 한몫을 했다.

지난해 12월 제로페이 협약식에 참여한 CU, GS25 등 6대 편의점과 롯데리아, 엔젤리너스 등 ‘프랜차이즈’ 업체가 연내 '제로페이'로 결제가 가능해지면 한번에 4000여 가맹점포가 추가로 등록되어 제로페이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대폭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제로페이 결제 이용 소비자 증대다.

9일 창원시 의창구 가로수길에서 만난 한 점주는 "제로페이 가맹점이 된 지 1개월 동안 제로페이 결제를 한 손님은 2명뿐이었다"면서 "신용카드와 달리 QR코드를 찍흔 후 결제금액을 직접 폰을 이용해 전송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있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 직원은 "결제를 여러 사람이 담당하다보니 제로페이 결제를 정확히 10명 중 몇명 꼴로 하는지 말하기는 그렇지만 더러 한다"고 전했다.

제로페이 결제를 하기는 하지만 아직 신용카드 만큼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경남도 김희용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 결제 문화에 익숙하여 휴대폰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결제 방법인 제로페이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한 면도 있고, 소비자가 휴대폰을 사용해 금액을 직접 입력해야 하는 절차 때문에 신용카드보다 상대적으로 불편하다고 생각해서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소상공인은 초기 가맹점주 앱 설치, 사용 방법 등에 대해 별도 안내가 필요한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이나 가맹점주 연령대가 높을수록 지원이 필요해 서비스 가맹점 등록까지 시간이 다소 소요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경남도는 QR키트 설치 등을 위한 가맹점 방문 안내 서비스와 함께 사용법 동영상 제작 등을 통한 홍보 교육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운영상 드러난 문제점과 개선책은

경남도는 시범서비스 기간 동안 제기된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는 한편, 정부 주무부처에 지속적인 건의 등을 통해 운영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간 현장에서 문제점으로 제기된 복잡한 '가맹 신청서'를 간소화하고, 태블릿, 스마트폰으로도 제로페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가맹점 가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 개선을 중소기업벤처부와 금융결제원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반영했다.

【창원=뉴시스】 경남도 문승욱(왼쪽 첫 번째) 경제부지사가 지난 3월 20일 제로페이 경남의 도내 전역 확대 시행에 맞춰 김해의 한 점포에서 제로페이 결제 시연을 하고 있다.2019.04.09.(사진=경남도청 제공) photo@newsis.com
또 소비자 불편 최소화와 사용 편의를 위해 소비자 주변 제로페이 가맹점 위치 정보를 네이버 지도에서 제공하고, 여신기능(신용결제), 온라인 결제 기능 도입 등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된 불편한 결제 방법도 매우 간단해지고 빨라지도록 개선한다.

제로페이 결제 시 소비자가 QR코드를 촬영하고 금액을 입력·결제하는 '고정형 결제방법'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소비자가 QR코드만 제시하고 가맹점 POS기가 QR코드를 읽어 결제가 완료되는 'POS기 방식(변동형) 결제방법'을 4월 말 이후 편의점을 시작으로,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보급을 확산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 불편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기 정착 및 활성화를 위한 과제는

제로페이의 조기 정착과 성공을 위해서는 첫 번째로 가맹점이 많아야 하고, 두 번째로는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해야 한다.

제로페이가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잡고 생활 속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접근이 용이한 가맹점 확대와 더불어 대중교통 결제 도입, 지방세 등 납부 수단 활용도 필요하다.

또한,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경남사랑상품권' 할인 등 각종 홍보 이벤트로 소비자 사용을 유인하는 인센티브의 지속적인 시행도 이뤄져야 한다.

임진태 경남소상공연합회 회장은 "이제 시작한 지 4개월로, 아직 준비 단계다. 가맹점이 8000개 넘었다. 매출도 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임 회장은 "지금 가맹점 확대와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오는 7~8월 사이에 200억원 규모 '경남사랑상품권'이 제로페이로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라며, "소비자 유인책이 없다, 소비자가 하나도 안 온다는 이런 부분 얘기는 7, 8월이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이어 "경남의 제로페이 가맹점 수는 서울의 10분의 1 수준이다. 지금은 스스로들 많이 가입하러 온다. 주위에서 '제로페이 찾더라' '제로페이 결제하더라' 하는 입소문이 나고 있다"면서 "신용카드 정착에 만 20년 걸렸다. 제로페이는 이제 4개월이다. 신용카드 매출액의 30% 접근에는 3~5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경남도 김희용 김희용 소상공인정책과장은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한 소비자의 결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제로페이가 신용카드와 함께 주요한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 한다면, 타 결제수단과 상호 경쟁을 통한 소비자 이용 혜택 확대, 소상공인 수수료율 부담 완화 등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모두 도움이 되고, 사회 전반에 상생협력 분위기가 확대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도입된 '제로페이 경남'이 한명 한명, 한건 한건의 작은 결제가 모여 상생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hj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