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공지영(56)의 문학 앤솔러지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개정판이 나왔다. 2012년 출간한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에 '높고 푸른 사다리'(2013), '딸에게 주는 레시피'(2015), '시인의 밥상'(2016),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2017), '해리'(2018)를 더했다.
공 작가는 작품 25편 중 다시 들려주고 싶은 문장들을 골랐다. 자신의 일상 사진도 넣었다. 사랑과 인생에 대한 통찰이 엿보인다. "사랑만이 내가 살아 있는, 그리고 나를 살아 있게 하는, 그리고 우리가 서로를 견뎌내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다. 사랑만이 우리에게 살아갈 용기이자 진정한 위안이다."
"마음에도 근육이 있어.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어림도 없지. 하지만 날마다 연습하면 어느 순간 너도 모르게 어려운 역경들을 벌떡 들어 올리는 널 발견하게 될 거야. 장미란 선수의 어깨가 처음부터 그 무거운 걸 들어 올렸던 것은 아니잖아. 지금은 보잘것없지만, 날마다 조금씩 그리로 가보는 것. 조금씩 어쨌든 그쪽으로 가보려고 애쓰는 것. 그건 꼭 보답을 받아. 물론 너 자신에게 말이야."
"땅에 뿌리박은 모든 것들은 땅에서 길어 올린 것들을 도로 내놓고 땅으로 돌아간다.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은 모든 것을 버린 사람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는 사람이다."
공 작가는 "30년 동안의 저작들을 다시 정리하며 나는 새삼 나의 인생 전체를 되돌아보는 시간들을 가졌다"고 했다.
"작가로서 나는 얼마나 행운아인지, 인간으로서의 나는 또 얼마나 지극한 사랑 속에 살았는지 말이다. 내게 밥을 주고 내게 아이들의 양식을 주고 내게 술을 주었던 독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한 생애를 작가로서 영광되게 보냈다. 바라건대 이 시간 이후 우리가 더 깊은 사색으로 조금씩 함께 나아가게 되기를." 448쪽, 1만7800원,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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