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나랏돈 수조원을 빼돌료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나집 라작(66) 말레이시아 전 총리에 대한 첫 공판이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에서 시작됐다.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나집 전 총리는 이날 오후 2시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깔끔한 수트 차림에 편안한 얼굴 표정이었으며, 법원 입구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는 여유로운 모습도 보였다.
그는 자신의 변호인과 동행했으며, '말레이판 이멜다'로 불리며 사치의 여왕으로 통하는 자신의 부인인 로스마 만소르(67)는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만소르 여사도 자금세탁 및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나집 전 총리의 도착에 앞서 정오께에는 기자 40여명이 취재를 위해 법원으로 줄지어 들어가기도 했다.
법원 앞에서 나집 전 총리를 기다리던 한 지지자는 "그는 말레이시아를 발전시킨 우리의 진정한 지도자이자 진정한 총리"라며 "그가 받고 있는 모든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우리는 매우 분노하고 좌절할 것"이라며 두둔하기도 했다.
나집 전 총리는 집권 직후인 2009년 자신이 세운 국영투자기업 1MDB(1말레이시아개발회사)를 통해 측근들과 함께 45억달러(약 5조 850억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을 국외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7월 기소됐다.
현재 나집 전 총리에게 적용된 혐의는 권력 남용과 돈세탁 등 모두 42가지이지만, 첫 공판에서는 1MDB의 지주회사격인 SRC인터내셔널과 관련된 7건의 혐의를 다룰 예정이다.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첫 공판은 당초 지난 2월 12일로 예정됐으나 나집 측의 요청으로 연기됐다가 지난 주 재판관이 공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결정하면서 재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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