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자들 투기 의혹도 골치인데…'김의겸 논란' 靑 고심

기사등록 2019/03/28 18:13:15

인사청문회 과정서 '투기 의혹' 다수 지적

도덕성 결함 이유 野 대여 공세 거세질 듯

한국당 "대변인이 투기질 하고 다녔느냐"

文대통령, 임명 강행 시 정무적 부담 클 듯

靑 "인사청문보고서 현재는 기다리는 중"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표를 듣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19.03.28.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홍지은 기자 = 야권의 반발로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 후보자 7명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흑석동 건물 매입 투기 논란이 청문회 정국의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메신저이자 청와대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의 투기 논란이 7대 인사 배제 기준 중 '불법적 재산 증식'과도 맥이 닿아 있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는 내심 곤혹스러운 눈치다.

물론 대변인의 투자 과정에 불법성은 없었다고 하지만, 재개발 지역의 투기 과열을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본격적으로 피려던 시점에 이러한 투자를 했다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게다가 재개발이 이미 예정된 지역의 건물을 매입한 것을 두고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가 아니겠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투기나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변인은 "흑석동은 아주 가까운 친척이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데 그분이 이번에 제가 산 매물을 살 것을 제안했다"며 "제가 별도로 특별한 정보를 취득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이 증폭된 시점이 국회 인사청문회 정국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은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국무위원 후보자 7명에 대한 청문회를 모두 마무리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부 부처 7곳에 대한 개각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19.03.08. amin2@newsis.com
한국당에서는 전원에 대한 결격 사유를 내걸며 후보자 사퇴를 촉구, 청문보고서 채택을 전면 거부하고 있다. 특히 채택 거부 사유로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투기 의혹이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들은 부동산 투기 의혹,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시세차익 의혹 등을 인사청문 과정에서 지적 받았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목적의 세 차례의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다. 한국당이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차명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장관 후보자들이 받고 있는 의혹과 김 대변인의 '투기 논란'이 결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재개발 지역에 고가 부동산을 매입한 것만으로도 야권으로부터 '내로남불' 공세에 휩쌓일 수밖에 없다. 향후 정부 정책 추진에도 도덕성 결함을 이유로 대여 공세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게 나온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이 집값을 잡겠다며 서민들의 대출을 막으며 투기꾼 취급을 하더니 청와대 입이라는 대변인이 투기질을 하고 다녔느냐"며 공세전을 펴기 시작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재개발 지역인 '흑석 뉴타운 9구역'에 있는 주택과 상가로 이뤄진 복합건물을 매입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흑석동 김 대변인의 건물이 보이고 있다. 2019.03.28.  scchoo@newsis.com
이러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국무위원 후보자 '임명 강행' 카드를 꺼내 든다면 정국 경색은 극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출범 이후 야당의 반대로 청문보고서가 채택이 불발되면, 문 대통령은 항시 직권으로 임명을 강행했다. 출범 이후 문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없이 임명 강행한 장관급 인사는 총 8명이다.

게다가 국정 지지율은 40%대 중후반대에 머물며 답보상태를 보이고, 집권 중반기 진보층과 보수층이 결집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임명 강행을 할 경우 정무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최대한 말을 아끼며 국회 논의를 주시하겠다는 입장만을 내놨다. 김 대변인은 임명 강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일단 보고서가 와야 국회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평가했는지 내용을 알 수 있다"며 "현재 상태에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redi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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