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구속심사 결과 촉각…사실상 수사 중간평가

기사등록 2019/03/21 00:01:00

구속수사, 범죄 혐의 입증 및 수사 속도 의미

21일 버닝썬 각종 의혹 피의자 4명 구속심사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 가수 정준영·MD 김씨

김상교 폭행 사건, 아레나 폭행 사건 피의자도

버닝썬 미성년자 사건 관련 전직경찰은 구속

'마약 투약 등 혐의' 이문호 대표는 영장 기각

승리, 최종훈, 윤 총경 영장 신청 여부도 관심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왼쪽)과 투자자에게 성 접대 알선한 혐의를 받는 빅뱅 전(前) 멤버 승리(29·본명 이승현)가 지난 15일 새벽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밤샘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2019.03.1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클럽 버닝썬 의혹의 핵심 피의자들이 줄줄이 구속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한 '구속 성공률'은 대규모 수사단을 편성한 경찰의 수사력을 평가하는 '중간 시험'이 될 전망이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버닝썬 사건 관련 수사단 인원은 총 152명이다. 지난 19일 기존 13팀 126명에서 대폭 늘린 결과다. 사회적으로 이목이 쏠린 사건인 만큼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구속영장은 수사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만약 발부된다면 범죄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됐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 향후 수사는 속도감 있게 이뤄질 수 있다.

경찰은 현재 가수 정준영(30)씨 등의 불법 촬영물 유포 의혹, 버닝썬 폭행 사건, 마약류 의혹, 버닝썬·경찰 유착 의혹,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성매매 알선 의혹, 윤모 총경과 연예인들 간 유착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중 각종 의혹 관련 피의자 4명은 이날 줄줄이 구속 심사를 받는다.

불법촬영물 유포 사건과 관련해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씨와 버닝썬 클럽 MD 김모씨 심사가 예정돼 있다.

이들의 의혹은 경찰이 입수한 정씨 등의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 내용이 근거가 된 것으로, 정씨 등이 구속된다면 해당 대화록을 바탕으로 불거진 전반적인 수사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버닝썬 사태의 발단이 된 폭행 사건 핵심 피의자인 클럽 이사 장모씨도 같은날 상해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장씨는 지난해 11월24일 버닝썬 폭행 사건 최초 신고자 김상교(29)씨를 폭행한 인물로 지목됐다.

아울러 서울 강남 클럽 '아레나'의 전 보안요원 윤모씨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상해)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윤씨는 강남 클럽 아레나의 용역 경비원(보안요원)으로 일하던 2017년 10월28일 오전 4시께 아레나에서 손님 A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까지 구속된 이는 지난해 7월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 경찰과 클럽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전직 경찰 강모씨다.

경찰은 검찰의 한 차례 반려 후 지난 12일 강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했고, 같은 달 15일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클럽 버닝썬의 이문호 공동대표가 마약 투약 및 유통 혐의로 영장실질심사(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19.03.19.  misocamera@newsis.com
다만 마약 수사에는 다소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지난 19일 마약류 투약·유통 등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 이문호(29) 버닝썬 공동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단순 투약자 검거를 넘어 버닝썬 내 조직적인 마약 유통 의혹을 집중 수사 중이다. 앞서 버닝썬 클럽 MD 3명도 마약류 관련 혐의로 구속했다. 다만 조직적 유통이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선 클럽을 운영한 이 대표의 관련 혐의가 입증되는 것이 필수다.

그러나 법원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사유 중 하나로 "범죄혐의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증거자료 수집 및 혐의 소명 정도'도 구속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근거였다. 클럽 내 마약 유통 수사의 전제에서부터 장애물을 만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기각 사유를 검토해 영장 재신청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 출신 가수 최종훈(29)씨 등 연예인들과의 유착 의혹에 휩싸인 윤모 총경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이 신청될지 주목된다.

윤 총경은 지난 2016년 가수 승리와 승리 사업 파트너인 유리홀딩스 대표 유인석씨가 개업한 라운지클럽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 수사상황을 유씨 측 부탁을 받고 전달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받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윤 총경 측이 최씨로부터 말레이시아에서 K팝 공연 티켓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 총경의 부인은 현직 경찰 간부로 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근무 중이다.

승리의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관심이다. 현재 승리는 2015년 12월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했다는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에 관한 법률 위반)을 받고 있다. 경찰은 단체 대화방에 언급된 성매매 의혹 여성 2명을 불러 조사했고, 이들은 성접대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경찰은 관계자들의 조사 과정에서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 정황증거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 승리는 해외 원정 성매매 의혹이나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불법 도박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승리 측은 관련 의혹을 일체 부인하고 있다

 newk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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