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엉 측 변호인 "형사재판 신뢰 못 줘…차별"
재판 4월1일로 연기…흐엉, 스트레스·긴장 호소
【샤알람=AP/뉴시스】김난영 기자 = 북한 김정남 암살 사건의 베트남 국적 용의자 도안 티 흐엉의 석방이 무산됐다.
14일 A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날 슬랑오르 소재 샤 알람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총장 지시로 흐엉에 대한 공소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법정에 출석한 이스칸다르 아마드 검사는 공소유지 결정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흐엉이 이 사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사형제 폐지를 철회했다.
흐엉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흐엉 측 히샴 테 포 테 변호사는 법정에서 이번 결정에 유감을 표명한 뒤 '검찰이 흐엉을 불공평하게 대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테 변호사는 또 "이는 우리 형사재판 시스템에 신뢰를 주지 못한다"며 "이는 명확한 차별이다. 검찰총장은 다른 쪽(흐엉)에 비해 한 쪽(시티 아이샤)에 특혜를 줬다"고 했다.
그는 아울러 시티 석방 이후 흐엉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증언할 상황이 아니라며 재판 연기를 요청했다. 판사는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달 1일로 재판을 연기했지만, 더 이상 연기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이날 재판에 출석한 흐엉은 판사에게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재판이 끝난 뒤엔 피곤한 표정으로 베트남 대사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결백을 호소하며 흐느끼기도 했다.
흐엉은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맹독성 신경작용제 VX를 이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인도네시아 국적 용의자인 시티와 함께 체포, 기소됐다.
이날 재판은 당초 지난 11일 열리기로 돼 있었지만, 같은 날 시티가 석방되며 연기됐었다. 검사는 당시에도 시티에 대한 공소취하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베트남 당국은 지난 12일 말레이시아 측에 흐엉의 석방을 요청했었다.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