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기재부 협의 난항…내국세 교부율 올려 투자해야"
"기재부 논리 누리과정 때와 똑같아…틀렸다는 것 증명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14일 세종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이상 국가 정책 추진과 관련된 재정 부담을 교육감에게 떠넘기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와의 예산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시 각 시·도가 기존 지방재정교부금으로 고교무상교육 재원을 충당하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교육감들은 "최근 대통령과 정부의 고교무상교육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약속과 다른 목소리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면서 "예산부담 문제로 전락시키려는 시도가 자행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재원마련 방식을 놓고 정부와 교육청이 갈등해 제2의 누리과정 사태로 비화하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예산당국이 교부율을 올려 고교무상교육 재원을 충당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예산운용이 경직되기 떄문이다. 기재부는 세수가 늘어나는 추세이고 학령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충분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교육감들은 이에 대해 "누리과정 때 이미 틀렸다는 사실이 검증된 사례"라고 지적했다.박근혜정부 당시에도 매년 2조원의 누리과정 전면 확대일정을 계획했을 당시에는 교부금 세수가 충분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 봤지만, 경기침체 등으로 세수가 줄면서 각 지역에서 기존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충당하도록 한 바 있기 때문이다.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2015년 당시 43조원의 교부금 세수가 확보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수입은 40조원이 되지 않았다"며 "교육부가 예산당국에 국고로 추가부담하는 방안을 요청했지만 기재부 뜻이 관철돼 삭제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발의한 법안대로 교부율을 0.87%포인트 인상하거나 국비와 지방교육재정 인상을 절충하는 방안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교육감들은 누리과정 재원을 위한 '유아교육 지원 특별회계'가 올해 만료된 후에도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승환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전북교육감)과 최교진 세종교육감, 장휘국 전남교육감, 민병희 강원교육감, 김지철 충남교육감, 김병우 충북교육감, 노옥희 울산교육감이 참석했다. 다른 교육감들은 일정상 문제로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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