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집값 독주…서울-경기 아파트 구매부담, 2배 격차

기사등록 2019/03/13 14:44:10 최종수정 2019/03/13 15:01:27

주택구입부담지수, 서울 133.3 vs 경기 67.8

2004년(1.4배) 이래 최대…인천 2.2배·전국 2.4배

중위값 격차도 2배…구매력 초월해 상승확대 지속

서울, 소득 25% 대출상환에 써도 소형 아파트 마련 어려워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 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50대 직장인 A씨는 지난해 서울로 다시 돌아오려다가 결국 포기했다. 그는 2005년에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마련했고, 지난 10년여 간 집값이 꽤 올랐다. 그런데 막상 복귀하기로 결심하고 따져보니 서울에 집을 마련하기에는 돈이 턱 없이 부족했다. A씨는 "수도권도 집값이 뛰긴 했지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 속도와는 비교조차 안 된다. 집값의 상대적인 가치가 하락한 셈"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점차 확산하면서, 서울 집값 '독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서울 집값은 '억' 소리가 날 정도로 급등세를 보이고, 수도권 집값 상승세도 가파르지만 서울 집값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다. 격차는 해마다 벌어지는 추세다.

13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분기마다 발표하는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서울 기준 지난해 4분기 133.3으로, 지난 2016년 2분기부터 10분기 연속 상승했다. 지난 2010년 2분기(134.7) 이후 최고치다.

이 지수는 중위소득의 도시근로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20년 기준) 부담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구입에 드는 금액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반면 경기도 K-HAI는 지난해 4분기 기준 67.8로 집계돼, 5분기 연속 감소하며 2016년 3분기(62.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엇갈린 분위기 속에서 양 지역간 격차도 2.0배(65.5포인트)로 벌어졌다. 2004년 1분기(1.4배)에 조사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 격차다. 서울에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경기도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부담이 2배 크다는 뜻이다.

인천(61.3)과의 격차도 지난해말 기준 2.2배로 집계돼 지난 2007년 2분기(2.2배) 이후 최대로 나타났다. 전국(56.6)과 비교하면 2.4배 격차다.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과 경기·인천, 그리고 지방으로 지역간 시장의 흐름이 극명하게 나뉘는 셈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경기, 인천보다도 가파르다.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월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중위값(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 위치한 가격)은 6억8749만원으로, 전년 말 6억2583만원보다 9.9%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중위값은 3억944만원에서 3억1983만원으로 3.4% 오르고, 인천 아파트 중위값은 2억4539만원에서 2억4480만원으로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불과 1년새 서울 집값과의 격차는 경기는 2.0배에서 2.1배로, 인천은 2.5배에서 2.8배로 각각 벌어진 것이다.
 
사실상 이 같은 상승세는 주택 소비자의 구매 수준과는 괴리감이 있다. 서울 집값은 이미 소득수준을 초월한 상태다. 중위소득 가구가 구매할 수 있는 주택의 비중이 얼마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주택구입물량지수'(K-HOI·주금공 기준)는 2018년 기준 12.8%로, 관련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이후 최저다. 중위소득 가구가 무리하지 않고 구입가능한 주택물량이 열 중 하나뿐이라는 뜻이어서 사실상 구매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경기도의 K-HOI의 경우 2012년 62.3%에서 지난 2017년 51.3%로 감소했다가, 지난해는 다시 56%로 회복됐다. 인천의 K-HOI도 2013년 72.7%에서 줄곧 낮아지며 2017년 52.9%까지 내렸다가, 지난해 들어 56.9%로 반등했다.

서울 주택구입 부담은 이미 규모를 가리지 않는다.

아파트 규모별 K-HAI를 보면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60㎡ 이하)도 지난해 4분기 기준 94.4를 기록해, 기준치(100)에 근접했다. 소형 주택의 K-HAI는 지난 2008년 4분기(101.6) 이후 지난 10년간 기준치(100)을 밑도는 수준이었으나 머지 않아 다시 고지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서울의 중소형(60~85㎡) 아파트는 138.5, 중대형(85~135㎡)은 184.6대형(135㎡ 초과)는 309.7로 기준치를 넘어서진 오래다. 소형 주택 마저 중산층이 매월 소득의 25%(기준치) 이상을 집값과 대출 상환에 써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이르를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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