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월 '웹하드 카르텔' 대책 발표
불법촬영물 범죄 구속수사 엄단 예고
몰카, 지난해 화두…엄벌 분위기 형성
13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르면 이번주 중 정씨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정씨를 입건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이용 등 촬영)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월 관계 기관과 함께 불법촬영물·음란물 집중 단속이 골자인 '웹하드 카르텔 방지 대책'을 내놨다. 이중 '불법촬영물 유통자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과연 정씨가 이 원칙에 따라 구속수사를 받게 될 지가 최대 관심사인 것이다.
물론 해당 대책은 불법촬영물을 웹하드 사이트를 통해 유포·유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한 이들을 처벌하는 게 핵심이다. 물론 정씨가 해당 영상을 통해 금전적인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은 현재까지 없고 영상이 얼마나 퍼져나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몰래 찍고, 유포'라는 큰 줄기가 같다는 점에서 구속 수사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씨 입건이 언론 보도 후 하루 만에 이뤄졌다는 점 또한 구속 가능성을 높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성매매 알선 의혹에 휩싸인 그룹 '빅뱅'의 승리(29·본명 이승현)가 피내사자 신분에서 피의자로 전환돼 입건되기까지 열흘이 걸린 반면 정씨가 즉각 입건된 건 경찰이 그만큼 뚜렷한 정황들을 확보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경찰이 구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검찰에 정씨 구속영장을 신청해야 하고, 검찰이 이를 검토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한 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만일 법원이 증거 인멸 가능성이 없거나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고, 구속을 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면 정씨는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된다.
다만 '버닝썬 폭행 논란'에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대중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는데다가 지난해부터 몰카 범죄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정씨 구속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구속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예상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도 "경찰이 앞서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한다'고 말한 것을 강력한 수사 의지를 뜻하는 말이라는 본다면 최대한 증거들을 확보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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