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5·18민주화운동 39년만에 처음으로 11일 광주 법정에 선 전두환(88) 전 대통령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하자 법정 방청객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피고인 전씨를 변호한 정주교 변호사는 "1980년 5월21일 헬기 기총소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헬기사격을 목격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할 의사가 없었다"는 취지로 혐의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오후 3시46분께 "형사8단독 재판을 모두 마치겠다"는 장동혁 부장판사의 발언이 나온 직후 일부 방청객들의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전두환 저리가라" "학살 주범 살인마, 전두환 사죄하라" "무릎 꿇고 사죄하고 가라"는 울분 섞인 발언이 잇따랐다.
시민 학살로 권력을 빼앗고 죗값을 치르지 않았던 전씨가 재판 내내 조는 등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자 분노를 참지 못한 듯 했다.
또 국민 앞에 참회할 기회를 저버린 전씨의 뻔뻔한 모습에 39년간 맺힌 한이 다시 터져나온듯 보였다.
재판 도중 "변호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항의하는 방청객도 있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전씨가 재판에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역사의 피해자 앞에서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전씨는 2017년 4월에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고 주장, 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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