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법 농단 의혹' 법원 수사 마무리
다음 수사대상으로 대기업 등 재계 지목
삼바 분식회계·가습기 살균제 등 수사중
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5일 사법 농단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 10명을 기소하고, 수사를 일단락했다. 양 전 대법원장 및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 최고위급 책임자들은 앞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재판부 배당 조작 및 법원 외부 인사 등 추가 수사가 예정돼 있지만, 이번 기소로 인해 법원 내 인사들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검찰의 다음 수사 대상으로는 대기업 등 재계가 지목되고 있다. 이미 검찰은 다수 기업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로, 전국 최대 규모의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기업 수사가 이미 진행 중이다.
이 중 가장 무게감 있는 수사 대상은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삼성 바이오로직스를 고발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에 배당한 뒤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삼바 분식회계 의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과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에 공을 들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거 분석 단계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곧 본격적인 관련자 소환 조사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검찰 재수사도 기업을 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지난 1월부터 SK케미칼·애경산업·이마트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2월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 중 인체에 유독한 것으로 알려진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으로 살균제를 제조·납품한 업체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겼고,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가습기 살균제 관련 애경산업의 내부 자료를 폐기 또는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 등을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SK케미칼 임원 등에 대한 조사도 이뤄진 만큼 수사가 이미 마무리 단계에 접어섰다는 게 법조계 평가다.
기업의 탈세 의혹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검사 최호영)는 영상보안장비 제조업체 한화테크윈이 120억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점을 잡고, 지난 6일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관련자 소환조사 또한 병행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서부터 이어져 온 소위 '적폐 수사'가 일단락된 만큼 검찰이 기업·민생 분야에 수사력을 쏟을 것으로 예상한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삼바 분식회계 의혹 등 기업에 대한 대형 수사로 인해 검찰은 쉴 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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