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노딜 브렉시트시 英 생산 중단할 수도"

기사등록 2019/03/07 12:51:29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합의 없이 이뤄지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2023년 이후 영국에서 생산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요한 반 질 도요타 유럽지사 사장 겸 최고경영자는 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 중인 '제네바모터쇼'에서 열린 언론 인터뷰에서 노딜 브렉시트시 영국에서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에 대해 "하나의 선택지"라며 "EU로 수출 시 관세가 붙는 것은 타격이다"라고 말했다.

반 질 사장은 또 "경영에 영향을 주는 (노딜) 브렉시트가 된다면 장래를 어떻게 할지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철수를 원하지는 않는다. 아무것도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도요타는 영국 중부 더비셔주 버나스톤 완성차 공장과 엔진공장에서 총 3200명의 직원을 고용해 연간 13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2018년 버나스톤 공장에서는 영국 전체 자동차 산업의 10% 가량을 차지하는 12만 9000대를 생산했다.

도요타는 지난 2017년 버나스톤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 방침을 발표했으며, 현재는 올 1월 유럽에서 출시한 '코롤라' 신형 모델 생산도 막 시작한 상태다.

그러나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자 도요타도 영국에서 발을 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반 질 사장은 새 모델 전환 시기인 2023년 이후 영국에서 생산을 지속할 지가 검토 대상이라고 했다.

영국은 오는 29일 브렉시트 발효를 앞두고 있지만,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협상안을 부결시키면서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발생 우려가 일고 있다.

브렉시트 이후에는 영국에서 생산해 EU로 수출하는 물품에 관세가 급증하게 되는데, 노딜 브렉시트시엔 영국에서 EU로 수출하는 자동차에 최소 10%의 관세가 붙게 된다.

도요타 영국 공장의 경우 차량 부품의 50% 정도를 영국을 제외한 EU회원국 및 터키에서 조달해 차량을 제조해, 완성차의 90%를 EU 회원국에 수출하고 있다. 현재는 영국에서 생산해 EU에 수출하는 자동차는 무관세지만 노딜 브렉시트 이후 관세율이 오르면 수익 악화는 피할 수 없다.

앞서 지난 2월 일본 혼다자동차는 오는 2022년까지 영국 스원던 생산 공장을 폐쇄한다고 밝혔으며, 닛산자동차는 '엑스트레일' 차기 생산 모델의 생산계획을 취소했다. 독일의 BMW 및 미국 포드자동차도 각각 완성차 및 엔진 생산의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브렉시트를 앞두고 자동차 업체의 영국 탈출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혼다자동차의 영국 스윈돈 공장 직원들은 지난 6일 런던에서 집회를 열고 혼다 철수 반대 시위를 벌이며, 영국 정부에 혼다차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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