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에 대통령이 있고 정부 있는지 의심스러워"
"중국 미세먼지 우울증 가리켜 '차이나 더스트 블루'"
나경원, 민주·바른미래당에 원내대표 긴급 회동 제안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재앙 수준에 다다른 미세먼지 상황을 보면서 이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을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나라에 대통령이 있고 정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라고 개탄했다.
황 대표는 "노약자, 어린이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있는데 정부가 사실상 아무런 대책 없이 무대책 상황"이라며 "재난 문자메시지 보내고 차량 운행 제한하는 이런 정도로 정부 역할이 끝나는 게 아니지 않나.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30% 감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오히려 미세먼지는 계속 악화돼서 최악의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또 "네티즌들은 '문세먼지'라며 대통령의 책임을 따지고 있다"며 "중국과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고 범부처와 지자체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큰 사안인 만큼 대통령이 스스로 내건 공약을 이행한다는 생각으로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대통령은 어제서야 겨우 긴급보고를 받았고 하나마나한 지시사항 몇 개 내놓는 게 전부였다"며 "학교에 공기청정정화기 설치하라는 수준의 대책으로 지금 이 심각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황 대표는 "정부의 막무가내 탈원전으로 원전 가동을 줄이니 화력발전을 늘릴 수밖에 없게 되고 결국 미세먼지 증가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라며 "나무 한그루라도 더 심는 게 더 좋은 정책인데 태양광 한답시고 그나마 있는 숲도 밀고 있어 상황이 나빠질 수밖에 없지 않나. 탈원전·태양광 드라이브를 줄이는 게 미세먼지 줄이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지난 달부터 미세먼지 저감법이 시행됐는데 국회도 정상화된 만큼 법의 실효성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부족한 부분은 조속히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 미세먼지 해결 TF를 구성해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제 미세먼지는 내 탓 네 탓 할 것도 아니고 정말 초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더 이상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해서 미적하지 말고 포괄적 안보 개념으로 접근해 달라. 이것은 환경 안보"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에게 오늘 국회차원의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긴급회동을 제안한다"며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할 수 있는 방안, 의회차원의 초당적 방중단을 구성하는 방안 이 두 가지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김무성 의원은 "최악의 잿빛 미세먼지에 갇혀 국민이 신음하고 있다"며 "국민 모두가 집단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상식에 벗어난 탈원전 정책으로 우리 국민들을 미세먼지 재앙속으로 몰아넣는 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며 "혹세무민하는 사이비 학자들, 엉터리 환경농단에 둘러싸여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는 문 대통령은 정신 좀 차리고 완공된 원전을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환경부에서 관리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적으로 다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전 부처가 참여한 TF를 만들어서 컨트롤 타워를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갑윤 의원은 "미세먼지 재앙 수준인데 문재인 정부는 무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고, 심재철 의원은 "미세먼지를 한중정상회담 주요 의제로 격상하고, 대통령 직속 특별기구를 설치한다는 공약을 (문 대통령이) 이행을 안 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이나 탈원전은 공약이라며 추진해 나라를 거덜내는데 정작 필요한 미세먼지 공약에 대해선 완전히 입을 닫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기준 의원은 "월요일이 되면 월요병이라고 '먼데이 블루'라고 하는데 요새 중국 미세먼지 우울증을 가리켜 '차이나 더스트 블루'라는 말이 있다"며 "그만큼 중국에서 날라온 미세먼지 때문에 국민들의 생활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우리나라와 중국이 함께 가입한 UN해양법 협약상 초국경 환경피해 방지원칙에는 자국 오염이 다른 나라의 지역으로 확산되지 아니하도록 보장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돼 있다"며 "중재재판이나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는 등의 카드를 가지고 중국에 대한 강력한 외교 드라이브를 전개할 수 있는데 국민들의 고통은 아랑곳 않고 중국에 문제제기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정부 대응을 질타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빨리 긴급 현안으로 국무총리를 불러서 미세먼지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책 방안을 모색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자유한국당이 빠른 시일 내에 중국 대사관을 항의방문해서 중국의 못된 버르장머리를 제1야당이 바로잡는 결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 해결 못하는 이유가 있다. 이것도 탁현민 식 연출과 쇼로 하기 때문에 그런 거다"며 "대통령이 1월 경에 미세먼지를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 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시도하라고 지시하니 환경부가 사흘 후에 서해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했는데 실패한 후로는 아무 것도 안 나오고 있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중국은 미세먼지 대책으로 미세먼지 유발시설들을 자국 동해안으로 집중적으로 옮기고 있다. 덕분에 중국 내륙 미세먼지 농도는 낮아지고 있고, 반대로 우리나라 서해안은 미세먼지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가히 미세먼지 침공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는 꿀 먹은 벙어리마냥 아무 말이 없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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