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협상 전념하며 일정 최소화…결렬 뒤 친선일정도 축소
하롱베이도, 하이퐁도, 북한군 묘역도, 삼성전자도 안 찾아
장장 65시간 투자한 '열차 대장정'…귀환 시간까지 앞당겨
당초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기간과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 기간 김 위원장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 지역으로는 노이바이국제공항에서 하노이 시내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타이응우옌과 박닌 경제구역을 비롯해 하롱베이, 하이퐁 등이 꼽혔다. 박장성 북한군 조종사 묘역과 하노이 시내 베트남·북한 우정유치원도 방문 후보지였다.
하지만 4박5일의 베트남 방문 일정 동안 김 위원장이 방문한 곳은 정상회담장인 메트로폴 호텔과 북한대사관, 베트남 주석궁, 총리공관, 국제컨벤션센터(ICC), 호찌민 묘소 정도였다. 이 장소 중 베트남 공식 친선방문 차원 일정을 제외하면 북한대사관 방문 외 김 위원장의 일정은 '전무'했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종료되기 전인 26~28일 김 위원장은 일각에서의 '깜짝 야행' 전망을 불식하고 칩거하다시피 했다. 그는 공식 회담이 시작되기 전인 26일 북한대사관에 50분간 들른 것 외에는 숙소에 머무르며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이끄는 의제 실무협상팀으로부터 협상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에 대한 고심은 북미 협상이 결렬된 뒤에도 이어졌다. 28일 북미 '하노이 선언'이 무산되고 김 위원장이 숙소로 돌아간 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자정을 넘긴 시각 예고 없는 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결렬 책임을 미국에 돌리기도 했다.
북한 인사들의 기자회견은 김 위원장의 지휘 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은 회담 결렬 이후에도 숙소에서 대미 메시지 검토에 신경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초청 형식을 빌린 김 위원장의 국빈급 공식 친선방문 일정은 취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당초 오후 3시께로 예상됐던 귀환 시간을 앞당겨 정오를 조금 넘긴 시각 특별열차편을 타고 베트남을 떠났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야행도, 경제발전 의지를 보여주는 시찰도 끝까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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