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지난해 -0.92% '운용 손실'…전문가 "포트폴리오 구성 실패"(종합)

기사등록 2019/02/28 14:55:47

국내 주식 투자로 16.77% 손실

누적 연평균 수익률은 5.24%

기금운용본부 "글로벌 금융시장 약세 영향"

전문가들 "손실 문제 있어"

【서울=뉴시스】김정호 기자 = 국민연금기금이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0.18%) 이후 10년 만에 운용 손실을 기록했다.

이같은 성적에 대해 연기금 전문가들은 보다 일희일비 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실적을 살펴야 한다는 옹호론과 냉정한 평가가 따라야 한다는 책임론을 각각 주장했다.

28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수익률이 –0.9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주식(-16.77%) 투자로 가장 큰 손실을 입었고 해외주식(-6.19%)에서도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스피가 17.28% 하락하고 글로벌 주식시장(MSCI ACWI ex-Korea·달러 기준)도 9.2% 약세를 보이는등 국내외 증시 부진이 전체 수익률을 떨어뜨렸다고 기금운용본부는 분석했다.

기금운용본부 측은 "주요국 무역분쟁과 통화긴축, 부실 신흥국의 신용위험 고조 영향에 연초부터 지속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약세가 기금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 가운데 약 35%를 국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기금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및 해외채권은 국내 금리 하락으로 인한 채권평가이익 증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에 각각 4.85%, 4.21%의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대체투자자산(11.80%)은 안정적인 배당, 이자수익과 양호한 평가이익 및 원·달러 환율의 상승 등으로 각각 국내자산 8.05%, 해외자산 13.68%의 수익을 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시장 약세로 상대적으로 주식비중이 높은 주요 연기금들은 대부분 손실을 입었다고 기금운용본부는 밝혔다.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해외 주요 연기금에 비하면 선방한 결과라는 게 국민연금의 설명이다.

글로벌 주요 연기금의 수익률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 GPIF –7.7%(자산 내 주식 비중 48%), 미국 CalPERS –3.5%(48%), 네덜란드 ABP –2.3%(33%) 등 각각 손실을 입은 반면 캐나다 CPPIB는 8.4%(32%) 수익을 냈다.
【전주=뉴시스】 김정호 기자 =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2018.10.23. map@newsis.com

기금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에 대해 연기금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 연기금 대비 나은 실적을 냈다고 해서 선방했다는 평가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구성에 실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 비중 높은 편인데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해외 투자를 더 늘려야 한다"며 "(마이너스)수익률은 문제"라고 짚었다.

박 교수는 "다만, 연기금은 단기 투자자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평균적인 퍼포먼스를 봐야 한다"며 "너무 단기적인 평가에 집착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기금 적립금은 전년 대비 17조1000억원 늘어난 63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988년 기금 설치 이후 전년까지 누적 수익금은  294조1000억원, 연평균 누적 수익률은 5.24%로 각각 나타났다.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은 3.48%, 5년 평균은 3.97%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장기투자자로서 기금의 장기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해외 및 대체투자 확대 등의 투자다변화를 지속 추진하고 기금운용 조직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균형 있게 추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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