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700여명, 버스 13대 나눠타고 산은 앞에서 집회
"일방적인 매각은 거제·경남지역의 경제 파탄내는 일"
"매각 인정 못해...저지 위한 총력 투쟁 계속 이어갈 것"
【서울=뉴시스】박민기 기자 =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현재 추진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반대하는 상경투쟁을 벌이고 매각을 막기 위한 총력 투쟁을 예고했다. "산업은행과 정부, 현대중공업이 밀실협상을 통해 매각을 진행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KDB산업은행 건물 앞에서 대우조선 매각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 집회를 열었다. 노조에 따르면 이날 투쟁에는 주최측 추산 7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투쟁에 참가한 대우조선 노조원 700여명은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산은 건물 앞으로 이동한 뒤 집회를 열기 위해 오전부터 버스 13대를 타고 상경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는 거제·경남지역의 경제와 조선산업 생태계를 파탄내는 일"이라며 "국민 혈세 13조원과 노동자의 피땀으로 일군 대우조선을 재벌 특혜로 현대중공업에 넘겨줘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산은과 정부, 현대중공업이 설 명절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매각 사실을 통보했다"며 "그 과정에서 주체 당사자의 하나인 노동자가 완전히 배제된 만큼 이번 매각은 노동자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이 다시 수주 세계 1위를 탈환한 것은 노동자들의 피땀 어린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산은과 문재인 정부,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의 칼날을 몰아치며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이런 상황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파업과 투쟁을 통해서는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고 노조와 대화할 생각이 없다'는 망발을 일삼고 있다"며 "사회적 문제 제기를 덮기 위해 노조 혐오주의를 앞세우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노동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상경투쟁에 참가한 신상기 대우조선지회 지회장은 "대우조서 매각은 비단 대우조선만의 문제가 아니고, 비리로 얼룩진 경영진이 대우조선으로 와서 현재 회사가 이렇게 됐다"며 "현대중공업에 떠넘기는 매각은 지역 경제와 경남 경제,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까지 좀 먹는 위기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은은 지난달 31일, 현대중공업과 조선통합법인을 합작 설립하는 방식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긴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이에 반대하는 노조는 지난 12일부터 파업과 집회 등의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금속노조와 조선업종노조 연대는 현재 추진 중인 대우조선 일방 매각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매각 저지를 위한 총력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mink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