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美해군 정보함 원산 앞바다서 北 해군에 나포
선원 전원 돌려보냈지만 선체는 대외선전도구 활용
美 해군 역사상 가장 불명예 사건…반환 요구 계속돼
트럼프에 반환 약속시 북미 관계 새로운 전환점 상징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갖는 2차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북미관계가 수립될 것이란 기대감 속에 북미 대립의 오랜 상징인 '푸에블로호'의 반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푸에블로호는 미 해군 소속 정보수집함으로 지난 1968년 1월23일 원산 앞바다 해상에서 첩보 수집 임무를 수행하던 중 영해 침범을 이유로 북한 해군에 의해 나포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북한과 미국 사이에 또 한 번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이 조성됐다. 당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기도 했다. 북한이 335일 만에 나포 때 사망한 선원 1명의 시신과 82명의 선원을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내면서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50년이 지나도록 푸에블로호 선체는 반환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푸에블로호 선체를 원산항에 격리 보관하다 1995년 평양 보통강변에 있는 전승기념관 야외전시장으로 옮겨와 지금까지도 반미 교육과 대외 선전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은 5대양을 호령하는 미 해군에게 가장 불명예스런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현재 외국에 나포된 미 해군 함정은 푸에블로호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치욕의 역사를 씻기 위해 1990년대 이후 끊임없이 푸에블로호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북미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자 미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푸에블로호 반환 요구 목소리가 재점화됐다. 이번 2차 북미회담에서 푸에블로호 반환 문제를 다뤄야한다는 주문도 잇따르고 있다.
스콧 팁턴 미 하원의원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김정은 위원장에게 푸에블로호 반환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푸에블로호를 미국에 돌려준다고 약속한다면 이는 양국 관계에 있어 의미하는 바가 크다. 50년 넘게 반환을 거부하며 미국의 조롱거리로 삼았던 푸에블로호를 넘겨주는 것으로 북미 관계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여전히 미국내 불신 여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푸에블로호의 반환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행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평화의 제스처로 푸에블로호의 조건 없는 반환을 약속한다면 이는 새로운 북미 관계를 여는 하나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ohj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