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팁슨 센터의 윤선 국장, 38노스 기고문에서 지적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윤선 동아시아·중국 프로그램 국장은 26일(현지시간) 38노스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 중국은 어디에?'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윤 국장은 "최근 일련의 남북회담, 북미회담에서 중국이 소외된 것에 대한 의혹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양국 연락사무소 설치나 연락관에 대한 논의는 북한 문제에서 중국이 배제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하지만 중국 정부와 고위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지지하고 있다"며 "만약 중국이 진정으로 소외감을 느꼈다면 이같은 태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윤 국장은 이번 회담에서의 중국에 대해 뒷자리에서 운전 지시를 내리는 승객을 지칭하는 '백시트 드라이버(Backseat Driver)'라는 용어를 썼다. 그는 "중국이 북미정상회담을 차분하게 포용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과정 내내 북한이 중국과 긴밀한 소통과 협의를 해왔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6월에 열렸던 1차 북미회담 당시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 5월 두 차례 먼저 중국을 방문했다"고 적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중국 신뢰는 에어차이나 여객기를 타고 중국 영공을 통과해 싱가포르에 갔다는 점만 봐도 입증된다"며 "더구나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만난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다시 중국을 찾아 북미회담 결과를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윤 국장은 "이번 두 번째 만남도 다르지 않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과 협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에도 시진핑 국가주석을 다시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중국에 의존해 베트남으로 간 것은 중국인들에게 안도감을 준다"며 "중국은 싱가포르나 하노이 정상회담에 정식으로 참가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 협상 과정에서 배재된 것이 아니다. 중국은 북한과의 사전 협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윤 국장은 "또 북미 회담을 지지하는 것은 중국 입장에선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나쁠 게 없다"며 "만약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경우 중국은 중재안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으므로 미국에 '호의'를 제시할 수 있는 위치"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대외관계 다변화가 중국의 이익과 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한의 높은 대중 의존도는 자산일 수도 있지만 책임일 수도 있다"며 "오히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윤 국장은 "북한은 그간 미국이 최대 적이었으며 중국이 최대 우방이었다"며 "현재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과 중국 모두를 조종할 수 있는 전략적 메시지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은 둘 다 자신들이 북한과의 삼각관계에서 어디에 서 있는지 잘 안다고 자신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만약 북한의 메시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면 판단은 왜곡될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계산 착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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