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8개월 만에 베트남서 만나는 두 정상
트럼프-김정은 1박2일 간 5차례 이상 만남 예상
하노이선언에 담길 비핵화 상응조치 내용 주목
상징적 선언 넘어 가시적 성과 도출해야 의미
'협상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승부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부터 1박2일 동안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세기의 핵 담판을 벌인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정세의 향방을 가를 북미 정상 간 역사적인 회담에 당사국은 물론, 전세계의 관심이 하노이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과 시간표, 이를 견인할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선언, 대북제재 완화 등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양국 정상이 어디까지 합의해 하노이 공동선언에 담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미 두 정상이 다시 만나는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다. 당시 두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항을 담은 포괄적인 공동성명 합의를 이뤘다.
그러나 북미간 비핵화 협상은 북한의 핵 신고와 제재완화, 종전선언 등 상응조치를 놓고 이견이 노출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교착상태 국면을 이어갔다.
그러나 올해 1월1일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국 대통령과 다시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친서 교환을 통해 2차 정상회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당일치기로 이뤄졌던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달리 이번 회담은 1박2일로 진행된다. 두 정상은 이틀 동안 최소 5차례 이상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베트남 하노이에 나란히 입성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27일 저녁 만찬을 시작으로 1박2일 동안의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배석자들과 함께 비공식 친교 만찬을 갖는다. 미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및 통역이, 북측에선 김영철·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또는 김영철 부위원장·김여정 제1부부장이 배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저녁 만찬은 의제 실무협상 결과를 보고받은 양 정상의 첫 만남인 만큼, 이번 이틀간의 비핵화 담판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만남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회담 둘째 날인 28일 두 정상은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주고 받는 본격적인 핵 담판을 벌인다.
양 정상은 공식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비롯한 비핵화 조치와 이를 견인할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 등 상응조치를 주고 받는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해 1차 정상회담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혼자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번 2차회담에서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란히 서서 공동성명발표와 기자회견을 함께 진행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회담 성과와 분위기가 좋을 경우 두 정상이 함께 기자회견 할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차 정상회담에선 북미 두 정상의 만남 자체로도 정치적 상징성이 있었지만 이번 회담에선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 성과를 도출해야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조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출될 하노이 선언에 어떠한 내용을 담느냐에 따라 비핵화가 다시 속도를 낼지, 아니면 협상 동력을 잃고 교착상태에 빠질지 중대한 향방이 판가름난다는 점에서 이틀 동안 전세계의 시선은 하노이로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sho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