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폐쇄 중인 동당역에 주민들 몰려
공안 통제도 없어 자유롭게 역 둘러봐
"마을서 몇 년간 가장 큰 행사…행복해"
"김 위원장 웃는 모습 친근하게 느껴"
"한반도 평화 아닌 세계 평화 이루길"
주민들, 전세계 취재진에게 "사진 찍자"
한국 기자엔 "코리아, 박항서, 넘버 원"
26일 오전 김 위원장이 이곳을 빠져나간 후 주민들은 동당역 주변에 모여들어 이날을 기념하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리를 쉽사리 떠나지 않았다.
아울러 임시폐쇄 중인 동당역에도 많은 주민들이 몰려가 사진을 찍거나 역내 바뀐 '흔적'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취재진의 촬영이나 인터뷰도 자유롭게 허용됐다.
베트남 정부는 동당역을 오는 2일까지 임시폐쇄하기로 했지만 역무원이나 공안은 누구하나 주민들을 통제하지 않았다.
변방의 작고 평범한 시골역이었던 동당역은 한동안 주민들에게는 특별한 장소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열차에서 내려 처음 밟았던 승강장 발판 앞에서 셀카를 찍고 있던 랑 띠 렌(40)은 이번 방문에 대해 "개인적으로 행복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방문이 몇 년 동안 마을에서 있었던 이벤트 중 가장 크고 행복했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김 위원장 방문 행사에 참여했던 고등학생 호앙 뚜이 린(16)은 "김 위원장 응원 행사에 초대돼서 좋았다"며 "TV에서만 본 김 위원장을 실제로 봐서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친근했다"며 "창문을 열고 웃을 때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자신의 전용차량을 타고 역을 빠져 나가기 전 창문을 열고 주민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지역 주민들은 그 모습을 보고 환호를 하기도 했다.
푸엉은 "2명의 리더(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가 미국이나 북한이 아닌 제3국에서 만난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이 나라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게 특히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의 한 시민으로서 이번 회담이 한반도의 평화만이 아니라 세계평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에 꾸며진 꽃의 의미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빨강색과 노란색으로 된 베트남 국기의 의미를 담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동당역 근처에서는 주민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에게 다가와 같이 사진을 찍자는 요청이 많았다. 주민들은 역 앞 너른 도로나 동당역 맞은 편 포토라인 근처에서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틀간 삼엄한 경계 근무를 했던 공안들도 취재진과 웃으며 격없이 사진을 찍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의 인기를 대변하듯, 주민들은 한국 취재진이라고 하면 "코리아, 박항서, 넘버 원"이라는 말을 건네며 웃기도 했다.
또 취재진이 모여 있는 포토라인 앞 음식점은 평소와 달리 밤새 문을 열고 노트북이나 카메라 배터리 충전을 도와주거나 비를 피해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편 동당역은 오는 2일까지 임시 폐쇄인 만큼 김 위원장이 다시 열차를 타고 평양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주민들은 김 위원장이 다시 동당역으로 오면 환송식에 참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떠난 동당역 진입로는 김 위원장 방문 이후 바로 통제가 해제돼 평소와 같이 오토바이와 소형차들이 정상적으로 통행했다.
ksj87@newsis.com